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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ㅇ중학교 교장실에서 여러 교사들이 있는 가운데 한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야 이 X야"라고 폭언을 하며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ㅇ중학교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경 1학년생인 A양의 어머니 B(41)씨가 A양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부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담임교사 이아무개(39, 여)씨의 목 부위를 주먹으로 쳤다.

학부모, 자녀 폭력대책위 회부에 불만

이로 인해 담임교사 이씨는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담임교사인 이씨는 지난 25일 학기 초부터 A양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돈을 뜯기는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상담기록과 진술서 등 관련 서류를 학생부에 접수시켰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ㅇ중학교 심아무개 교장은 29일 A양의 학부모를 학교로 불러 교장실에서 A양의 담임교사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A양의 어머니 B씨가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거짓 (피해) 진술을 하게 해 우리 아이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흥분한 B씨 등을 학생부장이 교장실 밖으로 잠시 나가있게 했지만, 교장실로 돌아온 B씨는 담임교사 이씨에게 거친 말을 하다, 목 부위를 세게 내리쳤다. 충격을 받은 이씨는 병원에 입원했다.

30일 오전 광주 한 병원에서 만난 이씨는 "정신적으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학부모는 나에게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전교생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이전부터 계속 연락을 해왔다"며 "불안해서 병실 문에 내 이름을 써놓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학부모, 피해학생 진술과 상담일지 "못믿어"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학부모인 B씨가 담임교사가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받아 놓은 진술서와 상담기록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ㅇ중학교와 담임교사 이씨의 상담기록, 피해학생 네 명이 쓴 자술서 등에 따르면, A양은 C양이 싫다고 하는데도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결국 지갑에서 돈을 억지로 꺼내갔다. 명목은 '빌려간' 것이지만 사실상 '빼앗아간' 것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C양은 "싫다는데도 돈을 억지로 빼앗아 갔다"고 진술했다. C양은 "다른 학교 애들을 데리고 와서 때리겠다"는 말을 A양에게 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A양은 지난 4월 초 다른 학교 동료들을 불러 ㅇ중학교 다른 반 학생들과 싸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를 지켜본 D양이 사이버 경찰청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신고글을 올렸다가 이후 자진 삭제하기도 했다.

문제는 4월 폭력 사건 이후에도 피해 사례가 일어났다는 것. 진술서에 따르면 A양은 5월 20일에도 돈을 '빼앗다시피' 빌렸고, 폭언을 여러 차례 했다.

B씨, 폭행 사건에 "그런 일 있었나?" 부인

이에 대해 A양의 부모들은 지난 4월 초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외의 동료 학생 괴롭히기나 '돈을 억지로 빼앗았다'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담임이 학생들을 시켜서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학교가 비교육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ㅇ중학교 등에 따르면, A양의 부모는 "전학을 언급하면서 담임이 '그냥 갈래? 꼬리표 달고 갈래?'라고 말한 것은 비교육적인 행태"라며 "담임이 전교생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전학과 관련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면서 "징계 관련 말을 학부모에게 전달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학교측 관계자가 한 말을 전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A양의 어머니 B씨는 31일 전화통화에서 폭행 사건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어요? 소문이다.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하고 "3자 대면을 해야겠다. 어떤 선생이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하고 다시 통화하자"고 말했다.

B씨는 '학생들의 진술서와 담임의 상담기록을 못믿느냐'는 질문에 "폭언을 했든 안했든 왜 그렇게 됐는지 아느냐"고 반문하고 학교측 태도가 잘못됐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즉답을 피하면서 "누가 말했는지 학교에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학교측, "A양 재조사해 징계"...해당 교사 "학교가 고발조치해야"

이와 관련 ㅇ중학교측은 A양, C양과 D양 등을 상대로 재조사를 벌여 징계를 한다는 방침이다. 30일 ㅇ중학교 교장은 전화통화에서 "담임교사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학부모가 상담 내용 등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어서 학생부에서 재조사를 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9일 저녁 학부모를 만나서 사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사과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30일 회의 석상에서 B씨가 문제 삼고 있는 '그냥 전학할래, 꼬리표 달고 갈래'라는 뉘앙스의 말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는 "이 교사가 한 말이 아니라 내가 한 말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양의 부모는 A양이 발작 증상이 있다며 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교사 폭행, #학교폭력, #진술서, #상담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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