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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중,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장 잘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뭘까? 아마 인간의 관음증에 기초해 만들어지는 한국형 리얼리티 쇼(Reality Show)가 아닐까? 특히 최근에는, 한국형 리얼리티 쇼의 전형으로 정부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소시민들의 고민, 고통 등을 해결해 주는 선행 솔루션 형식의 리얼리티 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06년 12월 TNS 미디어 코리아의 TV 시청률 조사에서도 시청률 상위 10위 안에는 '긴급출동 SOS'라든지, '경제야 놀자' 등의 솔루션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 리얼리티 쇼는 쇼 호스트들이 정해진 각본으로 극을 꾸미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가 직접 소시민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의 자연스런 삶과 감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방송사는 적은 제작비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고,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호기심과 관음증을 충족시킬 수 있기에 솔루션 리얼리티 쇼가 생명을 가 진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솔루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확산속도에 아직 사회적 합의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우선 솔루션 리얼리티 쇼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러브 하우스'를 예로 들어 보자. '러브하우스'는 주거공간이 없는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주거공간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간접적이지만 시청자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TV 프로그램들이 받은 이익을 직접적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시청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런 솔루션 프로그램들은 필요악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여의치 못한 생활은 전국으로 방송된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치부는 여과 없이 드러나고, 이는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겐 평생의 낙인이 될 수도 있다.

▲ 솔루션식 리얼리티쇼에 나온 뒤에 사회에서의 낙인은 피할 수 없다.
ⓒ sbs 방송캡쳐
다른 예로서 '긴급출동 SOS'를 예로 들어 보자. '긴급출동 SOS'의 경우는 가정 내의 폭력, 억압받는 인권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높은 수위의 폭력 장면을 여과 없이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리얼리티 쇼에서는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사실적이고 잔인한 장면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과없는 폭력장면이 쇼의 60%를 차지하고 이에 시청자들은 실제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기에 폭력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크다.

또 이런 솔루션 리얼리티 쇼에서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출연자들을 선과 악의 대립구조로 나누고 한쪽의 입장만 극명하게 보여줌으로 해서 극적 재미만을 더 한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를 만드는 주체가 신이 아닌 사람인 이상 피해자 혹은 가해자를 떠나서 자세한 자초 지정도 모른 체 가해자만을 악으로 그려내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사회로부터의 피해자일 수도 있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얼리티 쇼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을 현실과 쇼를 착각한다는 데 있다. 쇼는 쇼일 뿐이다. 현실 사회에서는 리얼리티 쇼에서처럼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현실과 TV 속의 세상을 혼동해 자신들에게도 그런 문제가 닥쳤을 때 쇼에서의 방법에서처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게 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그러기에 시청자들은 아무리 리얼리티 쇼일지라도 실제가 아닌 만큼 비판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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