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강남구청에서 매주 월요일 열리는 '실버악단의 복도안 음악회'.
ⓒ 지혜영
▲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연주회를 하시기를 바란다.
ⓒ 지혜영
쿠바에는 일흔을 훌쩍 넘인 음악인들이 모여 재즈를 연주하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라는 밴드가 있다. 세월이 녹아있는 그들의 음악은 전 세계를 울렸고,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음악인으로 기억한다. 서울에도 이들처럼 세월과 인생을 가슴에 담아 연주하는 재즈 밴드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월요일 12시 30분, 민원 업무로 분주한 구청 한 가운데서 흥겨운 재즈 선율이 울려 퍼진다. 바로 강남구청에서 올해부터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마다 정기 연주회를 갖는 '강남 실버 악단'이다. 연주를 하고 있는 단원들은 60세부터 78세의 어르신들, 모두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주곡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가곡, 팝송, 가요 등을 재즈로 직접 편곡한 곡들이다.

▲ 음악 봉사를 하시는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
ⓒ 지혜영
▲ 단원들은 모두 전문 악단에서 활동하던 베테랑이다.
ⓒ 지혜영
강남 실버 악단은 1998년 결성된 이후, 각종 행사에서 불우한 이웃이나 이웃들에게 음악으로 봉사를 해온 밴드이다. 어르신들의 문화 활동이 연습실이나 운영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구청 측에서 적극 지원하기로 하여 연주회가 성사되었단다.

단장인 배정우 할아버지를 비롯, 모든 단원이 젊었을 때부터 전문 악단에서 활동한 베테랑 연주가들이다. 악단에서는 이미 정년 퇴직을 할 연세들이지만, 실버악단에선 정년 퇴직이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신다.

구청에 자녀 유학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구청을 찾은 주부 양현자씨(강남구 삼성동)는 "우연히 실버악단의 연주를 듣게 되었다"면서 "어르신들의 연주 실력에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인 연주는 구청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꼭 붙잡는다.

강남구청의 김성회 공보실장은 "실버악단에 음악 봉사 기회를 제공하고 구청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친근한 구청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이번 연주회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주를 듣고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느끼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실버악단의 소망과 문화 행사를 통해 한층 더 친숙한 쉼터로 다가가려는 구청의 바람이 어울려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흐믓한 풍경이다.

▲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재즈로 편곡해 연주하는 모습.
ⓒ 지혜영
▲ 감동어린 연주에 구청을 찾은 이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진다.
ⓒ 지혜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