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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최연희 전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사건과 관련해 국회 대표실에서 여성단체대표들과 면담을 가졌다. 박근혜 대표는 "나도 청와대로부터 패러디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라며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보강 : 28일 오후 4시 30분]

최연희 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의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8일 오전 재발방지를 요구하기 위해 찾아온 여성단체 대표들에게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등 후속대책을 약속했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의견을 모아 국회 기자실에서 90도로 머리를 숙여 대국민 사죄를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도덕성 멍에'를 벗어나기 위해 당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당이 주도적으로 최 의원에 대해 단호하고 신속하게 제명조치를 취하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고 변화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임태희 의원은 28일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최 의원 본인의 탈당과는 별개로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적비하 발언,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공천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 "정신 바짝 차리겠다"

박근혜 대표는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최연희 의원의 의원직 사퇴나 국회 윤리위 제명을 시사했다.

"최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이미경 소장의 질의에 박 대표는 "국회윤리위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짐작하고 있다"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이 계속 성폭력 재발 방지대책과 의원직 사퇴 추동을 촉구하자, 박 대표는 "나도 청와대로부터 패러디를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라며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고 말했다.

"성추행 문제는 처음 겪은 일" - "계속 있어온 사건"

▲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국회 기자실에서 허리숙여 사죄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 대표가 최연희 전 사무총장 건에 대해 "한나라당이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겪은 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조현옥 대표가 "박 대표는 처음이라고 하시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적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이 계속 있어왔다"며 "한나라당의 처벌과 징계가 미온적이었기 때문에 계속 반복되고 있으므로 이번에 강력한 모습을 보여 줘야 국민이 믿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진수희 의원은 "주성영 의원 사건은 성적폭언은 없었다는 내용으로 검찰이 기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재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뒤 10시 30분께 이계진 대변인 등 당직자들과 함께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먼저 한나라당 의원들을 대신해서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한다"며 "의총에서 지금까지 일어난 일련의 의원들의 적절하지 못한 언행에 깊이 자성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들 내부에는 더욱 엄격하고, 외부에는 관대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사물을 대하는 그런 입장을 갖기로 결의했다"며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대표신분을 망각하는 어떤 비도덕적인 언행도 철저하게 앞으로는 하지 않도록 자성했다"고 말했다.

"사과에 전여옥 '치매발언'포함되나?" - "국민여러분에게 지탄받은 모든 일"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낭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이 잘못에 대해 요식적으로 형식적으로 사죄하는 글을 내고는 마치 자기들의 반성을 다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폐단이 있어 그것 자체부터 고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진심으로 가슴으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과가 최연희 의원뿐 아니라 전여옥 의원의 'DJ 치매발언' 건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 원내대표는 "최 총장 건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에게 지탄받았던 모든 일에 대해 거듭 사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발언 시작 때와 끝날 때 각각 깊게 머리를 숙였다.

이날 의총에서는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던 대정부질문 관계로 정두언 의원 1명만 토론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최 의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만 있지, 당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다"며 "답답하다"고 발언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이 쓰고 있는 가장 큰 멍에인 도덕성 문제를 풀지 못하면, 지방선거는 몰라도 대선은 필패"라며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도덕성의 멍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전사무총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8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원내대표가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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