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황우석-PD수첩의 진실게임에서 PD수첩팀이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부적절한 대응도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는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러한 '압도적 황우석 지지' 현상 등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다양한 분석을 싣습니다. 이 글에 대한 시민기자나 독자 여러분의 반론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반론은 기자회원으로 가입해 기사를 쓰거나 기사 말미에 댓글로 달아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거두절미하자.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언론 스스로가 불러온 화였다. '을유 언론대란'이라 칭해도 가히 지나치지 않으리만치 언론의 일탈이 사회를 뒤흔든, 한국 언론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어느 측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미 상황은 너무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사실 우리 사회는 이제 언론이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누구도 언론의 지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아젠다는 언론이 정하고 언론이 수행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이들 언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아야만 하고 누구든 이들 언론의 눈에서 벗어나면 그 대상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 '황우석 VS 피디수첩' 사태 역시 나서야 할 자리와 그렇지 않아야 할 자리를 구분하지 못한 언론의 객기에서 파생한 광풍이었다. 이것은 대한민국사회에서의 언론의 위치를 그대로 보여준 한편의 코미디와도 같은 대 파노라마였다.

절제되지 못한 대한민국 언론의 전횡적 보도방식은 사실 이번 사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정도의 문제일 뿐 한국사회에서 언론이 지나치게 경도되어 왔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같은 언론의 전횡에 대한 국민적 원성의 폭발이 바로 '황우석 VS 피디수첩'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는 이제 마지막 특권층이 존재하고 있다.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산이 바로 이들 언론의 장벽이다. 그동안 언론의 ‘사실보도‘와 ’진실규명‘이라는 칼 앞에 개인의 사생활과 집단의 명예쯤이야 그야말로 헌신짝 취급되듯 해왔다. 시쳇말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권력 앞에서 그 취재의 대상들은 죽어지낼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눈치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힘없는 노동자든 그 누구도 이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암울한 시기를 거쳐오면서 국민들의 운명마저도 이런 언론들이 ’편집‘하고 ’짜깁기‘할 권리를 향유했던 것이다.

그들은 오만했고, 무례했고, 급기야는 그들이 ’위한다‘는 매체수용자들을 위해 그들의 취재대상을 학대하고 위협하는, 넘지 못할 경계선마저 넘어서 버리고 만다. 그리고서도 진실로 회개할 줄 모른다. 이런 언론의 상징성을 그대로 보여준 MBC가 아직도 진실한 참회의 의지를 가졌는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은 우리 언론의 근본자체를 불신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비단 < PD수첩 >으로 상징되는 일부 해당 매체의 일탈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특권의식과 한탕주의에 젖어있는 대다수의 대한민국 언론들과 그 종사자들이 이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언론은 권력도 무서워하지 않고, 여론도 무서워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특권집단으로 행세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행하게도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공통된 현상이다. 이들이 휘두른 칼은 대중을 향한 선동이었고 이들이 원했던 것은 몰의식적인 대중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것이 '황우석 VS 피디수첩' 사태의 교훈이다.

국민들이 진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언론이 날카로운 네티즌으로 상징되는 한국사회 전반의 성숙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권위주의적인 자세로 그들을 억압하고 훈계하려 하는 데서 국민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우리 언론들은 너무나 외곬수적이다.

나는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의 언론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 규정한다. 이번 '황우석 VS 피디수첩' 사건은 언론의 지위와 보도의 한계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 범주에는 대한민국 언론의 병적인 관행인 무조건적인 권위에 대한 도전, 언론종사자들의 한탕주의식 도발의식, 망국적 사회 분열조장 주의, 언론기관의 사유화 현상 등 모든 함의가 포함되어져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은 이제는 겸손해져야 한다. 남을 도마위에 올려놓기 전에 상대에 대한 비판의 강도만큼이나 혹독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태가 언론에 주는 통절한 교훈인 것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