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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크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는 아사히신문 웹사이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3월 26일 일본을 방문한다. 시라크의 일본사랑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회의석상에서도 스모 이야기를 할 정도로 스모의 열성 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차기 대권 경쟁자인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의장 ‘사르코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3월 21일 자신의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아사히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3월 23일자로 보도된 인터뷰의 내용에 따르면, 시라크 대통령은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이) 이웃국가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독일과 프랑스의 예를 따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치적 노력으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야"

우선 그는 일본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문제와 관련, 일본이 개발도상국 지원이나 평화유지 임무에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하면서 “일본의 상임이사국화는 유엔의 정당성과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이 반대하고 있는 대 중국 무기 수출입 금지의 해제와 관련해서 시라크 대통령은 “유럽은, 중국이 요청해도 무기 수출 정책을 추진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유럽이 희망하는 것은 대중국 관계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의 협조에 더 한층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경색되고 있는 중-일관계를 비롯한 동아시아 외교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는데, "이웃 나라들과의 우호적 관계는, 서로의 과거를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는 어떤 역사적 상처도 정치적 노력으로 넘을 수 있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일본에 뼈아픈 충고의 말을 던졌다.

시라크 대통령의 언급은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기념사 등에서 일본이 독일의 전후 처리 과정을 본받아야 한다는 언급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사뭇 관심을 끈다.

더구나, 시라크 대통령이 정치적 노력을 강조한 것은 고이즈미의 신사 참배, 고위 인사의 망언 등과 같이 과거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는 일본 정치인들에 대한 간접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북핵 해결에 직접 간여할 용의"

아사히 신문의 북핵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프랑스와 EU는 6자회담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며,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회담이 북한의 군사적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전체를 취소하게 되는 실질적이고 확고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시락 대통령은 “당사국들이 희망한다면 유럽은 북한 핵위기의 해결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26일 오전 오사카에 도착해 27일 아이치박람회를 들러 고이즈미 수상과 회담할 예정이다. 방일 마지막날인 28일에는 일황 내외와도 만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공식, 비공식을 합쳐 45번째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프랑스 한인신문 유로코레(http://euro-coree.net)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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