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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중세 사무라이 출신 다이묘들이 영지의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유지되었던 근간에는 도덕적이고 백성들을 보호하고 아끼며 솔선수범 했던 ‘깨끗한 지도자’라는 일면에 있었다.

일본 사회를 지키는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단체나 사회를 배신하지 않는 상하 의리로 맺어진 안면사회라는 점이다. 무사 사회가 갖는 어쩌면 당연한 사회 습관이자, 전통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체제는 매년 ‘마츠리’를 통해 학습되고 반복적으로 전승되어 온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가 갖춰야할 도덕성과 양명학에서 주장되어 온 ‘지행합일(知行合一: 지식과 행함이 같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일본인들이 지켜야할 가장 큰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일본 내 정치상황이 뜻밖의 돌풍을 맞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의리로써 백성을 보살펴야할 정치지도자들이 실은 ‘얍삽하고 몰염치한 불한당’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이다. 즉,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열심히 국민연금을 내왔던 일본인들에게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과 칸 나오토 민주당 대표와 같은 정계 지도자들의 연금 미납 및 연체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게 마련이었다.

전통적 일본의 지도자상으로 볼 때 그들은 국민을 배신했고 의리도 없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중세의 일개 영주만도 못한 ‘파렴치범’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총리인 고이즈미까지도 파렴치범임이 밝혀졌다. 그도 7년 가까이 연금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개인적인 불찰이라 하더라도 일본 사회에서는 살아남기 힘든 수치스런 일이다.

벌써 물러난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나 칸 나오토 민주당 전 대표도 이러한 전통적 일본 지도자상을 벗어나도 훨씬 벗어났기에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야유를 듬뿍 받은 것이다. 일본인에게 있어 지도자의 도덕적 불감증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지도자의 도덕적 결함에 대해서는 엄청난 비판과 함께 얼굴 들고 살 수 없는 사회구조이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남들로부터 부끄러움을 느낄 때 이를 참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도덕적 결함이 밖으로 드러났을 때 수치심을 느끼고 곧잘 자살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사회는 정서적으로 전체주의 사회에 가깝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수상이 7년여 가까이나 연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로도 일본인에게는 이해될 수도 없고 봐줄 수도 없는 사안일 것이다.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의 도덕성 준수야말로 ‘경제적 동물’로 비유되는 일본사회이기에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부를 이루는 과정이 우리보다 훨씬 깨끗한 일본 사회이기에 연금 미납과 같은 지도자의 행위는 국민을 배신한 것이요, 씻을 수없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때문에 고이즈미 또한 여야 의원들의 비난과 국민들의 활화산 같은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고이즈미는 정통적 사상의 우익인사도 아니고 게다가 의리를 갖춘 지도자는 더욱이 아닌 셈이다. 단지 권력을 이용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헨징(기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한 본질이 이번에 “7년 가까이 연금 미가입”으로 밝혀져 “자진하야”의 길로 내몰린 것뿐이다. 그도 결국은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과 칸 나오토 민주당 대표가 스스로 사임했듯이 곧 ‘자진하야’ 하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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