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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서도 보기 드문 대통령 탄핵바람이 거세게 정국을 휘몰아치고 있다. 그 황당한 바람에, 고래들 싸움에 애꿎은 새우들 등만 터진다는 사실을 잘나디 잘나신 국회의원님들과 청와대에 계신 대통령은 알까?

정치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필지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대통령도 잘한 게 없다. 이제까지의 전직 대통령들은 대통령이 된 후, 자의든 타의든 당을 탈당해 적어도 국민들이 보기에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런데 노대통령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밀어준 당을 떠나 새로운 당을 만들고 거기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게다가 조만간 입당할 준비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일련의 10분의 1 발언을 봐도 그렇고, 자신이 만든 당을 지지해달라고 선거운동 비슷한 의사를 밝힐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가슴이 답답했다. 일국의 대통령답지 못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국가 원수로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계속해서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년 간 대통령으로서 한 게 뭐가 있느냐고 필자는 감히 묻고 싶다. 서민들의 경제사정은 더 어려워지면 어려워졌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고질적인 실업문제도 그렇고, 납치, 살인 등 강력범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국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책임지고 지켜야 할 청와대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총부리를 겨누고 혈전을 벌이고 있으니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연일 뉴스의 1면을 장식하는 대통령 측근비리와 비자금 문제. 비자금을 누가 누가 많이 받았느냐는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비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가장 깨끗할 것 같은 사람이. 그런 데에서 오는 국민들의 실망감은 뭘로 보상할 것인가.

서민들은 빚에 쪼들려 자살을 하고, 살기 힘든 판국에 대통령은 재산이 늘었단다. 그러면 불우이웃 돕기라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노 대통령도 국민들한테는 한나라당 못지 않게 죄인이라면 죄인일 것이다.

비록 사실이 그렇다고 해도 오냐 이때다 너 어디 맛 좀 봐라, 하고 대통령을 내몰아내겠다고 길길이 날뛰고 있는 야당의 공세도 참 꼴불견이다. 대통령이 맘에 안든다고 해서 사사건건 딴지를 걸어 제대로 국정운영을 못하도록 방해하는 한나라당이나, 자기를 버리고 떠난 옛 애인에게 마치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 칼을 가는 민주당이나 참 한심하고 유치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대체 그들에게 국민은 어떤 존재인가. 아쉬울 때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입에 발린 소리로 한 표를 부탁하고, 그래서 찍어주면 오로지 자기가 속한 당이나 자기의 앞길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살고,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차라리 조선시대 당파싸움이 이보다는 더 생산적이었지 싶다.

대통령을 내몰아내는 데 목숨을 그대들이여! 그래서 그대들이 얻는 게 란 말인가. 다시 정권을 잡아 휘둘려 보겠다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가.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 그 대가는 바로 정치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릴 것이다.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당이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지는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헛된 발버둥은 그만 치자.

대통령이 대통령다울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다울 때 이 작은 나라는 바로선다. 참다운 견제는 목표와 이유가 타당할 때만이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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