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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탄압 자행하는 사업주를 구속하라!" 12일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한 병원노동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경환
장기파업중인 병원에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자 이를 비난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노동당,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81개 단체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중인 병원에 공권력을 투입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11일 오후 3시에 서울대교구 중재로 명동성당 주임신부와 파업지도부간에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가 예정되어 있었는데도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했다"며 △연행자의 즉각 석방 △경찰병력 즉각 철수 △성추행 사건 진상조사 및 경찰청장 공개사과 △노사대화 즉각 재개 △노조탈퇴공자 사용자 및 구사대 폭력 사주 사용자 구속 △장기파업 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사용자의 처벌 등을 촉구했다.

홍근수 자통협 상임대표는 "112일째를 맞이한 병원노조의 농성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권이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라며 "9월11일은 한국이 민주주의를 포기한 날"이라고 규정했다.

▲ 12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병원파업 사업장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김경환
보건의료노조도 "공권력 투입을 통한 탄압에 대해 전 조직적 결사항전"을 결의했다.

보건의료노조도 공권력 투입 직후인 11일 오후 긴급 중집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기간까지 강력한 대정부 투쟁 전개 △연행된 조합원 석방투쟁과 병원진격, 로비 재탈환투쟁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투쟁 확대 △현장투쟁 강화 △국정감사시 장기파업병원 책임자 증인채택 요구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도 대정부 전면투쟁을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12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병원파업 강제진압 김대중 정권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항의했다.

▲ "우리는 이 자리에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다"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 김경환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부의 무리한 탄압은 민주노조 운동의 싹을 자르고 노동법 개악을 단행하려는 음모가 담겨 있다"며 "11월 10일 노동자대회에 10만 이상의 조합원들이 모여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정부에 본때를 보이겠다. 노동자들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투쟁을 통해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노명우 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연대발언을 통해 "정권은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공무원노조 인정을 이행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탄압하고 있다"며 "같이 연대해서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싸우겠다"고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이 정권의 역사성, 정통성도 공권력 투입과 함께 끝났다는 걸 보여준다"며 "이 땅에는 아무리 탄압해도 굴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규탄대회에 앞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상경투쟁 결의대회는 성모병원, 경희의료원 노조원 등을 비롯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의사 개인의 이익을 위한 파업에는 아무 말 못하던 정부가 환자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막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군화발로 짓밟았다"며 "정권과 자본을 향해 하나의 큰 힘으로 싸워나가자.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런 길이지만 동지의 손을 맞잡고 나가자"고 호소했다.

강남성모병원지부 간호사 성수은씨는 "가톨릭 신부인 병원장이 성당을 침탈해도 좋다고 허락하는 것은 신부이길 포기하고,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라며 "그들이 일말의 종교적 양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1일 경찰이 노조원들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조사 과정에서도 알몸수색을 강요하는 등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연행되던 여성조합원들의 바지가 벗겨지는데도 경찰이 계속 잡아끌었고, 경찰버스 안에서 여성조합원들의 가슴을 만지는 성추행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원경찰서에서는 연행당한 조합원에게 "브래지어를 벗어라"면서 알몸수색을 강요하는 인권유린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이 정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또한번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 경찰이 명동성당에 진입하는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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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권력 투입 규탄한다!
ⓒ 김경환

▲ "병원파업 폭력진압 김대중정권 물러나라" 민주노총 집회참가자들이 박수를 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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