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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고 그 결과가 주는 열패감에 며칠 동안 헤매었다.
경상도 사람들 참 야속하구나, 이런 사회가 무슨 미래가 있겠나 싶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왜 그리 민노당에 대한 다큐를 자주 해주는지.....
며칠 간 후유증에 시달렸음을 새삼 고백한다.

오늘 석간신문을 읽다보니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민주당 소속 386과 재야 출신 16대 당선자가 헤아려 보니 20여명이나 되고 정치개혁을 위해 사안별로 연대를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있어야 할 모습이고 정치개혁과 역사의 진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우선, 80년대부터 김대중 씨가 이끄는 당에 들어간 재야 민주화 세력이 있었던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고, 나름의 모색이나 고민과 실천에도 불구하고 현실정치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흐지부지 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지금은 비록 나름대로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지조를 지키려고 노력을 하지만 어느 순간 기존의 계파정치나 보스정치에 줄서기할 지 모른다는 우려의 심정이 되는 것이 다만 부질없는 노파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풍문으로나마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도 재야와 속칭 386인사라는 사람들이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말들을 심심찮게 들었던 터라 더더욱 미덥지 못한지도 모르겠다.

바라건대, 부디 현실정치(정치적인 입신을 꿈꾸는 양반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사더군요...현실정치...살아남자니 어쩔수 없더라...뭐 그런 뜻이겠지요...) 에서도 당당하게 정치적인 신념을 펼칠 수 있는 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정치적 구태를 학습하기 보다는 국회에서 왕따 당하는 여러분들을 보고 싶다. 기존 보수정치판과 대별하면 여러분들은 정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동질성이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나름의 파워를 가진 권력집단이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거리에서 최루탄을 마시며 연설을 할 때면 하나같이 했던 말 가운데 아마도 이런 말이 있었을 것이다.

"단결하여 싸웁시다. 단결만이 민중승리의 유일한 보검입니다."

분명히 들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또렷하게.

앞으로의 국회의원 임기와 정치일정은 어쩌면 한국현대사 50년 정치가 결산되는 시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개인의 영달보다 우리 정치와 민중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소위 재야, 386출신 인사들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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