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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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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중국팀 클릭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일을 빌미로 '여론조작 때려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황이나 근거 제시 없이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을 두고 야권은 "무책임한 문제 제기"라고 비난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며 "다른 데선 그토록 굼뜨던 정부가 재빠르게 반응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권은 중국발 여론조작, 북한의 개입, 심지어 '차이나 게이트' 운운하지만, 정작 특정 국가가 여론을 흔들고자 조작에 나섰다는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 대변인은 "근거도, 정황도 없이 우선 소리부터 높이고 보는 것인데 이럴 거면 차라리 탕후루 열풍을 두고 차이나 게이트라고 얘기하는 게 설득력 있어 보일 정도"라며 "결국 목적이 다른 데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무책임한 문제 제기야말로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이어진다"라며 "'가짜뉴스', '왜곡'을 빌미 삼아 전 부처를 동원해 언론을 탄압하고 포털을 길들이려는 속 보이는 획책,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클릭 응원은 로그인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고 횟수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일은 종종 발생해 왔다"라며 반례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한국 대 키르기스스탄 축구 경기에서도 한때 키르기스스탄 응원 비율이 85%였고, 지난해 9월 남자축구 평가전에서도 카메룬 응원 비율이 83%를 기록한 바 있다"라며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키르기스스탄과 카메룬도 대한민국 포털 여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려 했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봤다. 

"코미디 따로 없어... 포털 검열하려는 속셈"

최 대변인은 "상식적으로 여론조작 세력이 고작 스포츠 경기 클릭 응원을 조작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포털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높았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조작 운운하는 것은 호들갑"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를 빌미로 국무총리까지 나서 범정부 TF를 만들겠다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포털을 검열하고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억지 근거로 삼으려는 속셈을 모를 것 같나. 언론의 입을 막고 국민의 소통 창구인 포털을 통제하려고 달려들다니 정말 파렴치한 정부"라고 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 역시 "포털 사이트 잡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고 일갈했다. 그는 "네덜란드나 일본을 우회해 접속해서 매크로를 악용해 중국 응원 클릭을 했다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사안이다. 경기도 끝난 시점에 누가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차근차근 밝히면서 포털사이트의 보안 등을 강화할 대책을 세우면 될 문제"라며 "그런데 국무총리가 느닷없이 범부처 TF 구성을 지시했다. 진상조사보다 포털사이트도 손봐서 언론장악을 위한 급발진하겠다는 심산인가"라고 물었다.

신 대변인은 "국민이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참사에는 조사도 협조하지 않는 정부가 이때다 싶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행보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 것 같나"라고 꼬집었다. 또 "무엇보다 아시안게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수들의 노고가 다른 이슈로 폄훼되지 않도록 정부·여당부터 더 각별히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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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클릭 응원에 "사회적 재앙" 흥분한 정부·여당 https://omn.kr/25vom

태그:#클릭응원, #여론조작, #포털 길들이기, #언론탄압,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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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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