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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렸다.
▲ 2018 부산 국제모터쇼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렸다.
ⓒ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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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만도 못하다.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부터 다르다."

7일 열린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2년마다 열리는 부산 모터쇼를 매번 찾는 그는 올해 전시회 규모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고 말했다. 지난 모터쇼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기에 대비는 더욱 극명했다. 국제모터쇼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였다.

참가 브랜드 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번 25개였던 브랜드가 올해는 20개로 줄었다. 이마저도 상용차와 특수차를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한 승용차 브랜드만 세면 15개로 준다. 전체 출품 차량에서는 230여 대에서 200여 대로 크게 차이가 없지만, 브랜드의 다채로움이 사라진 것.

국내 2개 모터쇼 중 하나, 국산차 중 쌍용차 불참

국산차 업체 중에서는 쌍용자동차가 2014년 이후 3회 연속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모터쇼 조직위원회와 전시관 위치 배정으로 이견이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쌍용차의 전시관은 제 1전시장의 가장 오른쪽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있었다. 조직위는 1전시장 보다 작은 제 2전시장으로 옮기기는 것을 제안했다. 조직위가 마련한 자리 한쪽에는 거대한 기둥이 가로막고 있었다.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전시관 장소는 모터쇼 참가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선, 제 1전시장과 제 2전시장 자체의 규모가 달라 업체의 전시관 크기도 작아진다. 또, 벽면 자리일수록 전시관을 꾸미기가 수월하다. 구역 구분을 위한 벽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둥도 문제다. 전시관 전체 콘셉트에 맞춰 꾸며줘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올해도 참여 여부를 물어왔다. 하지만 전시관의 위치는 그대로였다. 회사는 이번 모터쇼도 불참을 결정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사정도 아직 어렵다 보니 투자 대비 효과가 좋은 마케팅 활동이 경남 지역 고객들께 더 많은 혜택을 드릴 수 있어 올해도 참가를 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고급차-고성능 브랜드 빠진 국제 모터쇼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렸다.
▲ 2018 부산 국제모터쇼 7일 2018 부산 국제모터쇼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렸다.
ⓒ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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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모터쇼에는 전시관을 꾸렸지만, 올해는 빠진 곳들이 여러 곳 있다. 특히, 미국 브랜드는 어느 곳도 참가하지 않았다. 캐딜락과 포드-링컨 코리아가 모두 빠졌다.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의 멋들어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고급 브랜드도 부산을 찾지 않았다. 이전까지 참가했던 마세라티도, 지난번 처음으로 전시관을 차렸던 벤틀리도 없었다.

최근 국내 판매를 다시 시작한 폴크스바겐도 모터쇼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혼다코리아가 자리를 비웠다. 몇몇 기자들은 정우영 사장의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 취임을 언급하며 혼다의 불참을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 협회 회장 취임 전에 이미 부산모터쇼 참가 업체 및 스케줄이 확정됐기 때문에, 왜 참가하지 않았냐고 묻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거다"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가 증가세이기는 하나 시장이 왜곡돼 있는 부분이 있어 참가를 꺼려하는 업체들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세계자동차산업협회가 국제 모터쇼로 인정하는 것은 서울 국제모터쇼 하나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국제'라는 단어는 단 한 곳의 모터쇼에서만 사용한다.

이날 모터쇼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 공개 차종(월드 프리미어)은 총 2종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이(E) 클래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발표 현장에서 기자들의 분위기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완전 신차가 아니라는 점에서 월드 프리미어로서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

앞서 조직위에서는 상용차 업체인 만(MAN)트럭버스코리아(아래 MTBK)에서 세계 최초 공개 차종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MTBK는 자료를 통해 모터쇼에 앞서 중소형급 신형 카고 트럭을 아시아 시장 중 한국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한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로서 현대자동차가 미래 SUV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를 공개해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거창한 명칭과 주제, 동남권 유일의 모터쇼 존재 빛 바라

국제 모터쇼라는 명칭만큼이나 주제(슬로건)도 장대하다. 올해 모터쇼의 주제는 '혁신을 넘다. 미래를 보다'로 정했다. 하지만 이미 판매중인 친환경차량, 몇 대의 콘셉트카를 제외하고는 업계의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차량은 없었으며 별도의 전시 공간도 마련되지 않았다.

참가 업체들 중 몇 곳은 산업의 변화를 아우르기 보다는 당장의 판매를 위해 전시 차량을 꾸린 곳들도 있었다. 전야제 행사의 특별 강연 또한 구색만 맞췄다는 평가다. '자율주행과 전기차의 미래'를 주제로 현대차와 베엠베(BMW)의 이사가 연사로 올랐지만, 발표 시간도 짧고 내용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회째를 맞는 2020년 모터쇼는 거창한 이름과 주제보다는 부산 3대 축제로서 동남권 지역에 초점을 맞춘 전시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태그:#부산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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