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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탕류를 좋아한다. 식사를 하게 되면 으레 국이나 탕을 찾는다. 국보다 한 차원 높은 게 탕이다. 국이나 탕 없이 맨밥만 먹게 되면 무슨 이유인지 허전하다. 회를 먹은 후에도 식사 시에는 매운탕이나 지리탕으로 마무리를 하는 게 정석이다.

 

해산물을 이용한 탕류는 대구탕과 생태탕이 인기다. 육류를 넣은 탕류는 곰탕이나 설렁탕 갈비탕이다. 철따라 선보이는 탕류도 있다. 봄철에는 바지락탕과 햇쑥을 넣은 도다리탕, 여름에는 삼계탕과 초계탕, 가을이면 추어탕, 겨울철에는 생태탕과 대구탕, 바다에서 난 물메기탕이 대표 계절 메뉴다.

 

여수 별미음식, 속풀이에 좋은 부영식당의 물메기탕

 

오늘 소개할 음식은 여수의 물메기탕과 목포의 바지락탕이다.

 

겨울철 여수에서는 물메기탕이 인기다. 바다에서 난 생물 물메기를 잘 손질해 어슷하게 썬 무와 콩나물,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끓여낸 물메기탕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답답한 가슴마저 뻥 뚫어주는 느낌이다.

 

봉산동 마늘시장 근처 부영식당의 물메기탕이다. 이집의 물메기탕은 여느 집과 달리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데다 시각적인 느낌도 좋다. 정갈하게 차려낸 밥상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흡족하다. 오랜만이다. 이렇듯 제대로 된 남도의 밥상을 받아본 지가.

 

반찬도 맛깔지다. 곰삭은 고추지 한 가지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비워내겠다. 취향에 따라 물메기탕에 넣어 먹으라고 내온 양념장맛 또한 빼어나다. 뜨신 밥에 양념장을 한 스푼 넣어 쓱쓱 비벼내면 별미가 따로 없다.

 

이 집의 물메기탕은 양념장을 첨가하지 않고 맑은 상태 그대로 먹어야 더 매력 있다. 이건 순전히 먹는 이의 취향이지만 기자는 그냥 먹기를 권한다.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 부드러운 물메기살과 맑은 국물의 산뜻함이 좋다.

 

봄 향기 품은 바지락전골, 목포 평화광장의 해촌

 

바지락전문점 목포의 해촌이다. 평화광장에 있는 이곳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아마도 지역민보다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느낌이 좋아 들어가 봤다.

 

바지락전골 메뉴가 시선을 붙든다. 그래 결정했어! 바지락전골로, 소(小)를 주문했다. 2만 원이다. 둘이 식사하기에 아주 적절해 보인다. 깔끔한 실내분위기와 오픈 주방이 인상적이다.

 

반찬은 데쳐낸 배추를 된장에 버무려낸 배추된장무침, 멸치볶음, 미역줄기 등 7찬이다. 바지락전골은 전골냄비에 푸짐하게 담아낸다. 즉석에서 끓여내 맛깔나다. 전골이 끓는 동안 심심풀이 입가심으로 부침개를 내준다.

 

바지락이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참 먹음직해 보인다. 싱싱한 알바지락을 듬뿍 넣었다. 부침개를 먹고 있는데 바지락죽을 서비스라며 내준다. 서비스여서일까 아무튼 바지락죽도 참 맛있다.

 

바지락전골을 앞 접시에 담아내 맛을 봤다. 기대 이상이다. 찬바람을 맞으며 평화광장을 거닐다 왔는데 추위가 싹 가신다. 뜨끈한 국물에 속도 확 풀린다. 메뉴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지락전골 매력적인 메뉴다. 전골의 풍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데다가 해장으로도 그만이다. 청양초를 넣어 국물이 칼칼하고 개운하다. 바지락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도 듬뿍 담겨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물메기탕, #바지락탕, #속풀이, #제철음식,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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