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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해고노동자 유명자씨. 사진은 지난 2012년 5월 1일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재능교육 해고노동자 유명자씨. 사진은 지난 2012년 5월 1일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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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교사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싸워온 재능교육 해고노동자 두 명이 투쟁 2822일 만에 복직하기로 했다.

'학습지 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해고노동자 유명자·박경선씨는 지난 9일 재능교육 본사와 잠정 합의했다. 이들은 11일 낮 사측과 만나 최종 복직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투쟁 승리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

해고노동자 유명자씨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는 '임금 지급 관련 독소조항'을 빼는 등 학습지 교사의 처우 개선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전 단체협약에는 회원수 실적과 연동해 학습지 교사의 월급을 이중 감액하는 조항이 있었으나, 이를 개선하기로 한 것.

재능교육은 특수고용 노동자 고용 업체 중 유일하게 단체협약이 체결됐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사측이 재교섭 문제를 두고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노동조합은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은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2008년 10월)에 이어 2010년 12월 노조원 12명을 해고했다.

그렇게 2007년 12월 시작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투쟁은 역대 최장기 비정규직 투쟁으로 손꼽혔다. 그러던 2013년 8월 26일, 재능교육 노조는 거리 투쟁 2076일, 혜화동 종탑 농성 202일 만에 최종합의를 거쳐 해고자 9명이 복직했다(1명 암으로 사망). 유씨와 박씨는 당시 합의안을 거부하고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남아 계속 투쟁해왔다.

유씨는 1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해 3월부터 교섭해왔으나 잘 안 되다가 지난 8월 초 시작한 교섭에서 물꼬가 트였다"라며 "단 저희가 오랜 투쟁으로 인해 몸이 많이 상해서, 아마 내년 1월부터 근무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이게 너무 오래된 투쟁이다 보니 주변에서 '싸움이 끝은 나겠나' 묻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잘 해결돼서 다행"이라며 "장기 투쟁 사업장의 경우 만족스러운 합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계기를 통해 노동자들이 자존심으로 버티고 싸우면 최소한 그만큼의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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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재능교육 합의, #재능교육 투쟁, #재능교육 학습지, #재능교육 노조, #유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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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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