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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방위훈련이 실시 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옆 주차장에서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서울청사 한빛 어린이집 어린이들과 화재 대피 훈련에 참가 하고 있다.
▲ 문창극, 화재 대피 훈련에 긴장(?) 전국민방위훈련이 실시 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옆 주차장에서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서울청사 한빛 어린이집 어린이들과 화재 대피 훈련에 참가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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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모두 밖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오후 정각 2시,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로비는 일순간 분주해졌다.

사이렌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자 총리 별관 바로 뒤편에 위치한 서울청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우루루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손수건으로 작은 얼굴을 폭 감싸고 훈련장소인 주차공간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아이들보다 조금 늦게 훈련장소로 도착한 문 후보자는 서른 명씩 모여 앉은 약 240여 명의 아이들 속으로 들어갔다. 어색하게 서 있던 그는 아스팔트 위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참모진이 편하게 앉으라고 권했지만, 자세를 고치지 않던 그는 약 10여 분이 지나자 주차 버팀목에 걸터앉았다. 준비한 손수건으로 코를 막으며 아이들에게 "응, 그렇게 막는 거야, 잘하네", "몇 살이야?"라고 말을 걸기도 했다.

"훈련이 종료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은 정상으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종료 방송이 울렸다. 아이들은 차례차례 유치원으로 들어갔고, 문 후보자는 기자들이 있던 프레스 라인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세월호..."라고 운을 뗀 후 잠시 울먹이는 듯 말을 멈췄던 문 후보자는 "그때 우리가 이런 훈련만 했어도 그렇게 고등학생들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해군 장교 출신이다, 해군은 정기적으로 퇴함훈련을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우리 딸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아, 그 배에 내가 탈 걸. 내가 탔으면 몇 십 명이라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딸들에게 물어보라.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훈련 부족 때문이었다면서 "훈련이 안 되면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고 그럼 백전백패 죽는 것이다, 훈련에 대해 절대 무슨 낭비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님이 제일 강조하는 게 안전"이라며 "유치원 때부터 안전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자 신분으로 '훈련 참관'... 같은 건물 정종섭 후보자는 참여 안 해

전국민방위훈련이 실시 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옆 주차장에서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서울청사 한빛 어린이집 어린이들과 화재 대피 훈련에 참가 하고 있다.
▲ 화재훈련, 어린이 못 본 문창극 전국민방위훈련이 실시 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옆 주차장에서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서울청사 한빛 어린이집 어린이들과 화재 대피 훈련에 참가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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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 참관'이라는 문 후보자의 공개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별관에 집무실이 마련된 지난 열흘 동안 그가 일과 시간 중에 밖으로 나온 건 12일 외출 이후 여드레만이다.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날 퇴근길에 적극적으로 사퇴 불가 의지를 표했던 문 후보자는 다음날 이렇게 더욱 과감한 행보를 이어갔다.

총리실 관계자는 아직 총리가 아닌 후보자 신분으로 '참가'가 아니라 '참관'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훈련에 참가해서 아이들의 훈련을 바라본다(觀)는 의미"라며 "별관에서 훈련하는 데 후보자가 지금 별관에 있지 않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 집무실이 있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태그:#문창극, #세월호, #민방위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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