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말 '차별없는 꿈', '공정교육'을 표방하며 설립된 잉쿱 영어교육협동조합(이하 잉쿱)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무료 영어교육을 확대하는 등 잉쿱의 '차별없는 공정교육 만들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배움의 장에서 소외 받아야 했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동분서주하는 윤모린 잉쿱 이사장을 지난 9월 30일 만났다.

2010년 귀국 엄마들의 '교육 품앗이'로 시작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윤모린 이사장
 아이들에게 ‘차별없는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윤모린 이사장
ⓒ 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

관련사진보기

"잉쿱의 시작은 2010년 귀국 엄마들의 '교육품앗이' 활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의 공통된 생각은 무엇보다도 '사교육을 넘어 엄마표 교육을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어교육을 맡았던 분들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영어교육 자원봉사를 하면서부터, 교육 공동체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졌습니다. 또 한편으론 차별 없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귀국 어머니들의 마음 한 구석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석사 출신의 윤 이사장은 잉쿱의 설립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약 10년간 거주하는 동안, '테솔(TESOL)'이라는 영어교육과정을 이수하였고, 미국 현지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국 어머니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통역사로 일하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영어강사로 활동했다.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어교육의 심각한 계층화 현상에 고민을 하면서부터, 저와 뜻을 같이 한 엄마들과 함께 차별이 없는 공정교육 만들기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윤 이사장의 말처럼, 잉쿱은 배움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동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또 이를 통해 '교육이 가진 자와 없는 자를 구분하는 도구로 전락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던졌다.         

30개 지역아동센터에 무상으로 영어 강사 파견 목표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나비훨훨 지역아동센터에서 한 학생이, 무상 영어교육 참가에 앞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나비훨훨 지역아동센터에서 한 학생이, 무상 영어교육 참가에 앞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있다
ⓒ 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

관련사진보기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우선 소득의 많고 적음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영어교육의 불평등부터 해소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무료 영어교육을 해온 어머니와 학부모,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운영자를 주축으로 조합을 우선 설립하였고 최근에는 전문 영어강사를 선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현재 잉쿱은 일반 학원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영어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발생된 수익금으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무료 영어교육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월 1만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낸 조합원 자녀에게는 반값에 영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 고학력이면서도 경력이 없는 여성과 다문화 결혼 이주여성들을 강사로 육성하는 영어강사 육성 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출된 강사는 유·무상 교육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잉쿱의 또 다른 축인 사회공헌사업은 지역아동센터와 지역공부방, 그룹홈 등 영어강사가 필요한 곳에 무료로 영어강사를 파견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의 '나비훨훨 지역아동센터'와 서초구의 '서초꿈 그룹홈'의 어린이들을 무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경력 단절 여성이나 다문화 여성을 영어강사로 적극 활용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는 한편.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무상 영어교육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말 현재, 잉쿱의 조합원은 40여 명을 웃돌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윤 이사장은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내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들이 '차별없는 꿈'을 함께 키워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윤 이사장은 "조합이라는 지역 커뮤니티에 기반을 두고 학생과 강사, 직원과 지역민이 조합원이 되어서 지역과 교육공동체를 일구어 간다면 더욱 재미있는 공부와 함께 행복한 삶까지 구현할 수 있다"며 "잉쿱은 그러한 교육공동체의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어교육에 필요한 커리큘럼과 교육방법을 조합원인 강사와 학생, 지역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함께 실천하며 공부한다면, 분명 차별이 없는 공정교육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 이사장은 이어 "아직 사업시작 초기라 산적한 문제들이 많지만, 먼저 조합원들을 조직화하는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일반 가정의 영어 교육 수익으로, 올해 안에 30개 지역아동센터에 무상으로 영어강사를 파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소상공인신문 31호에 게재될 기사입니다.



태그:#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 #공정교육, #윤모린이사장, #일자리창출, #무상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소상공인들의 진실된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