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뮤지컬 <시카고>의 원작은 특정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언론과 사회의 속성이 변하지 않은 만큼 작품 고유의 풍자와 위트가 여전히 지금의 관객들과 통하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 <시카고>의 원작은 특정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언론과 사회의 속성이 변하지 않은 만큼 작품 고유의 풍자와 위트가 여전히 지금의 관객들과 통하고 있는 셈이다.
ⓒ 신시컴퍼니

관련사진보기


뮤지컬 <시카고>가 섹시한 무대인 건 맞지만, 이것만이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일단 눈에 쉽게 띄는 포인트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관능미 넘치는 안무와 부드러운 선율의 재즈 그리고 극의 서사와 대사 곳곳에 서린 날카로운 풍자와 살아있는 위트를 들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그냥 흘려보내는 이들의 수가 적지 않다.

필자 역시, 2008년 관람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라는 점 하나만을 들어 보고 그냥 그런 재미를 느꼈다. 반면,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고 올해 다시 본 <시카고>는 훨씬 더 재미었을 뿐 아니라, 소소한 재미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아는 게 힘'이라는 말, 적어도 뮤지컬 <시카고>에는 적용된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에 이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3번째 롱런 공연으로 기록된 뮤지컬 <시카고>의 역사는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연극에서 시작된다. 시카고 트리뷴지의 기자 겸 극작가였던 그는 1926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쿡 카운티의 공판에서 영감을 얻어 연극 <시카고(원제 A Brave Little Woman)>을 집필했다. 작품에 관객들은 호평을 쏟아냈고, 인기에 힘입어 다음해인 1927년과 1942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검은색 모자는 뮤지컬 <시카고>의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품 중 하나다.
 검은색 모자는 뮤지컬 <시카고>의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품 중 하나다.
ⓒ 신시컴퍼니

관련사진보기


1975년에는 브로드웨이 연출가이자 안무가였던 밥 파시가 재즈가 흐르는 시카고의 어두운 뒷골목에 유혹, 부패, 살인 등의 테마를 결합시켜 뮤지컬로 제작했고, 결과는 물론 대성공이었다. 보드빌 콘셉트의 심플한 무대에 재지한 음악이 어우러졌고,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를 가진 남자 배우들과 8등신의 여자 배우들은 화려함보다는 섹시함을 강조한 올 블랙의 시스루 의상을 착용해 스타일리시함을 더하면서 관객을 유혹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대머리였던 밥 파시는 자신의 머리를 감추기 위해 검은색 모자 소품을 활용한 안무를 고안했으나, 도리어 그 안무가 조명을 받으면서 검은색 모자는 뮤지컬 <시카고>의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품으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시카고>의 원작은 특정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언론과 사회의 속성이 변하지 않은 만큼 작품 고유의 풍자와 위트가 여전히 지금의 관객들과 통(通)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뮤지컬 <시카고>가 시공간을 초월해 롱런을 이어가며 세간의 관심에서 비껴나지 않는 까닭이다.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를 가진 남자 배우들과 8등신의 여자 배우들은 화려함보다는 섹시함을 강조한 올 블랙의 시스루 의상을 착용해 스타일리시함을 더해 관객을 유혹하는데 성공했다.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를 가진 남자 배우들과 8등신의 여자 배우들은 화려함보다는 섹시함을 강조한 올 블랙의 시스루 의상을 착용해 스타일리시함을 더해 관객을 유혹하는데 성공했다.
ⓒ 신시컴퍼니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뮤지컬 시카고, #문화공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