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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노동단체들이 서울역 입구에서 지난 9일 공항철도 사고와 관련 코레일공항철도 측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14일 노동단체들이 서울역 입구에서 지난 9일 공항철도 사고와 관련 코레일공항철도 측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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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새벽 발생한 인천공항철도 사고와 관련 사망노동자들의 원청회사인 코레일공항철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레일공항철도의 민영화와 시설사업 외주화가 사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 16개 노동관련 단체들은 14일 공항철도 서울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레일(공항철도)의 무리한 민영화로 철도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며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해도 책임회피에만 급급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항철도 "사고와 관련 없다"... 기관사만 구속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명백히 코레일의 민영화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전문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철도 시설이 민영화, 외주화되고 그 관리 인원이 줄면서 무수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어 "민영화나 외주화에도 비용이 드는데, 그거면 코레일이 시설운영을 맡아 하는 것과 별 차이 없다"며 "결국 외주를 통해 비정규직을 채용하면서 값싼 그들의 임금을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가야 할 돈을 갈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사고로 사망한 5명은 코레일공항철도의 하청을 받는 코레일테크 소속의 비정규직(계약직) 노동자들로, 코레일테크는 지난 2003년 코레일이 시설운영부분을 단계적으로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국토해양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코레일 측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사실상 자회사로, 코레일공항철도의 시설업무를 독점적으로 맡아왔다.

코레일공항철도 측은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이번 참사에 '유감'을 표하기는 했지만, 사고책임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이 속해 있는 코레일테크 측의 과실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사고 열차의 기관사만 구속돼 있다. 기관사는 코레일 소속으로 코레일공항철도에 파견근무 중이었다.

코레일공항철도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가 지난 2009년 인천공항철도주식회사의 민자지분을 매입하면서 코레일의 자회사가 됐다. 당시 인천공항철도는 개통 이후 2007년부터 천여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매해 그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외주화로 비용절감은 노동자 안전비용 절감한다는 것"

이날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회견문에서 "경찰은 이 죽음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원청회사 코레일공항철도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안전이나 삶보다 기업의 이윤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 노동자들을 죽게 만든 코레일공항철도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레일공항철도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선로유지보수업무를 외주화했고 하청업체들은 낮은 도급금액으로 일을 시켜야 했다"며 "그러다 보니 적은 인원으로, 더 일찍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국 '외주화를 통한 비용절감'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비용"이라며 "이 사고의 책임은 영세한 하청업체가 아니라 원청인 코레일공항철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고 발생 후 6일이 지난 14일 현재 사망 노동자들의 장례는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보상 문제를 합의 중인 코레일테크 측과 가족들의 협의가 보상금과 사고원인 규명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작업자들이 안전수칙을 무시했다는 사측의 주장과 달리 작업이 진행된 5일 동안 관리감독원이 입회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돼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태그:#공항철도, #코레일공항철도, #코레일, #코레일테크,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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