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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 '부실'한 방송보도

 

서민 '피눈물'을 쏟게 한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에 대한 수사가 8개월여 만에 일단락 됐지만, 관심이 쏠렸던 정관계로비 의혹 등을 제대로 밝히지 못해 '무능검찰'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일 대검중수부는 박연호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정관계 인사를 포함해 모두 76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김 전 홍보수석과 은진수 전 감사원장은 구속기소 됐고, 김해수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은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금융비리가 불법대출 6조315억원, 분식회계 3조353억원, 위법배당 112억원 등 총 9조780억으로 집계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브로커를 동원해 '뿌린 돈'만 44억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밝혀낸 '고위 인사'는 김두우 전 홍보수석뿐이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국감에서 '박태규 리스트'로 한나라당 안상수, 이상득 의원, 청와대 정정길 비서실장, 이동관 수석 등을 거론했으나 검찰은 "박씨를 추궁했으나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너무 박 씨 입에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검찰은 박 씨가 로비자금으로 받은 15억원 중 로비자금으로 확인한 것은 김 전 수석에게 건넸다는 1억3000여만원이 전부였고 5억3천만원은 압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돈에 대해서는 '생활비와 지인들의 떡값'이라고만 말하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무엇보다 부산저축은행이 9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비리가 장기간 자행되는 동안 청와대 수석 외에 권력층 비호가 없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론에 강력발하며 "수사로 말하겠다"고 했지만, 13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한 결과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의혹이 남기는 삼화저축은행 수사도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올해 1월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 외 경영진 4명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정치권 로비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동생 지만씨가 신삼길 회장과 각별한 관계고 지만씨의 부인 서향희씨가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어 왔으나 검찰은 "개인적 친분"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 관련 정관계 로비의혹을 못 밝힌게 아니라 안 밝힌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일 방송3사는 검찰의 저축은행 관련 수사의 문제를 제대로 따지지 않은 '부실보도'였다. KBS는 '박태규 리스트'를 외면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관계 로비 의혹의 규명은 한계를 보였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부산저축은행 수사로 기소당한 이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SBS와 MBC는 검찰이 정관계 로비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조차 하지 않았다. SBS는 "비리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적발됐다"고 평가했다. MBC는 단신으로 검찰 수사결과만 단순 전달했다.

 

<사상최대 금융비리>(KBS, 김귀수)

<9조비리..76명 기소>(MBC, 단신)

<"비리규모 10조원대">(SBS, 김정인)

 

KBS <사상최대 금융비리>(김귀수 기자)는 검찰이 밝혀낸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비리규모가 9조원대에 이르고 1조원대 은닉재산을 찾아냈다면서도 "2만여 명의 피해자를 구제하는데는 한참 모자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는 새로운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며 "검찰은 특히, 브로커 박태규 씨가 마당발인 것은 맞지만 만남 자체를 범죄와 바로 연결할 수 없다며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의 실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로 9조원 대의 천문학적인 금융비리를 밝혀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의 규명은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이번 사건으로 기소당한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두우 전 수석, 은진수 전 위원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SBS <"비리 규모 10조원대">(김정인 기자)에서는 검찰이 "부산저축은행그룹 한 곳의 비리 규모만 9조700억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며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범죄"라고 전했다. 이어 "비리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적발됐다"며 "검찰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비롯한 정·관계 고위층 인사 6명과 전·현직 금감원 직원 8명, 국세청 공무원 7명을 기소했다"고 전했다.

 

MBC는 단신 <9조 비리..76명 기소>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여덟 달에 걸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박연호 회장 등 부산저축은행 임직원과 금품 수수 혐의가 드러난 김두우 전 청와대 수석 등 모두 76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고 단순 전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방송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부산저축은행, #용두사미, #박태규 리스트, #부실보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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