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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제출된 경찰이 작성한 사건경위서. 이 경위서에는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에 현장에서 촬영한 대상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인적사항을 파악, 2차 수사의뢰 대상자를 8명으로 특정"한 것으로 돼 있다.
 재판부에 제출된 경찰이 작성한 사건경위서. 이 경위서에는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에 현장에서 촬영한 대상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인적사항을 파악, 2차 수사의뢰 대상자를 8명으로 특정"한 것으로 돼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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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장 사무실(대전시 중구 대사동)이 떠들썩해졌다. 전농충남도연맹 소속 회원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5명이 본부장 사무실에 들이닥친 것.

이들은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측에 "농민 조합원을 옹호해주지는 못할 망정 말도 안되는 이유로 경찰에 고자질을 해 사법처리를 유도할 수 있느냐"고 항의하며 경위해명을 요구했다.

장아무개 사무국장 등 8명은 지난 2009년 11월 20일 당시 쌀 대란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직불금조례제정 준비를 위한 상황실을 도청 현관 앞에 만들려다 제지당하자 당시 이완구 충남지사 비서실에 항의차 들이닥쳤다. 하지만 농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결국 청원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해산됐다.

이후 경찰은 6개월 여가 흐른 지난해 6월경 이날 도지사실 항의방문 건과 관련 8명의 농민들에게 '집시법 위반'과 '건조물침입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했고, 최근 6명에 대해 약식기소하고 2명에 대해서는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장을 항의면담하기 위해 본부장실에 모인 전농충남도연맹 회원들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장을 항의면담하기 위해 본부장실에 모인 전농충남도연맹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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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장아무개 사무국장의 재판관련 서류가 발단이 됐다. 재판부에 제출된 대전 중부서 모 경찰이 작성한 사건경위서에는 이날 집회와 관련 "수사의뢰코자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에 현장에서 촬영한 대상자의 사진을 보여주고 인적사항을 파악, 2차 수사의뢰 대상자를 8명으로 특정했다"고 기록돼 있다. 경찰의 기록대로라면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 관계자가 경찰의 요구에 따라 집회참가 대상자의 신원을 확인해 줬다는 얘기가 된다.

농민들은 "도민인 농민들이 도지사 비서실을 방문한 것이 왜 죄가 되는지 기가 막히다"며 "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 측이 경찰에 협조해 농민 조합원을 벌주는 일에 앞장 선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확인결과 경찰의 신원확인요구에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조합원인 농민인 만큼 선처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뭔가 착오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건으로 약식기소된 6명은 검찰이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자 이의를 제기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태그:#농협중앙회충남지역본부, #정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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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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