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성시청의 정문 로비에서 작품이 전시된 것은 이례적이다. 시청과 시민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한 번 더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 안성시청 안성시청의 정문 로비에서 작품이 전시된 것은 이례적이다. 시청과 시민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한 번 더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미술치료를 하는 아내 덕분에 평소 장애인에게 관심이 많았던 도예가 양재석씨가 이번에 야무지게 일을 내버렸다. 이 일은 두 가지 면에서 이례적이다. 하나는 장애아가 아닌 그들의 부모를 위한 마당이라는 것, 또 하나는 일반 전시실이 아닌 안성시청 로비에서 작품전시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안성 보개면에 자리 잡은 성혜도방(도예가 양재석)을 통해 '어깨동무 도예교실'이 이루어졌다. 이번 도예교실, 여느 도예교실보다 특별하다. 바로 장애아동 부모들을 위한 한마당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위한 행사는 많지만, 정작 그들을 평소 보듬고 사는 부모들을 위한 행사는 드물다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일 수밖에.

작품1
▲ 작품1 작품1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이 교실은 한국장애인부모회 안성시지회(회장 유지혜) 소속 부모들과 함께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성예도방에서 이루어졌다. 경기문화재단과 안성시의 지원, 그리고 부모들의 회비가 이 교실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 작품들이 전시된 장소 또한 의미 있다. 바로 안성시청 로비기 때문이다. 8월 23일부터 8월 27일까지 전시되었다. 이것은 좀 더 많은 시민들에게 작품을 공개하고 장애아를 둔 가족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고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안성시민들과 안성시청을 향하여 벌인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무언의 시위였는지도 모른다.

안성시청 로비 전시, 잘 선택했다

작품2
▲ 작품2 작품2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8월 26일, 기자가 찾은 작품 전시장. 안성시청 정문 로비에 떡하니 전시된 작품과 사진들, 참으로 위풍당당하다.

작품들도 전문가 뺨친다. 평소 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의 섬세한 마음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장애아와 함께 기꺼이 살아가는 엄마들의 '모성애'가 표현된 셈이다.

시청 직원들도 오가며 눈길을 준다. 시청에 민원이 있어 찾아온 시민들도 작품 앞에서 감탄한다. 시내의 한 고등학교 특수학급 장애 청소년들도 교사와 함께 견학을 왔다. 그들은 어눌한 몸짓으로 작품을 봤지만, 마음으론 충분히 모성애를 느낀 듯하다.

성혜도방의 간판도 도예가 양재석이 직접 만든 것이다.
▲ 성혜도방 성혜도방의 간판도 도예가 양재석이 직접 만든 것이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그는 지금 성혜도방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 양재석 그는 지금 성혜도방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이번 작품 활동에 참가한 한 사람이 "내가 직접 만든 그릇을 잘 쓰고 있어요, 뭔가에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 바랄 것이 무어냐.

사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장애아 부모에게 다가오는 스트레스는 참으로 많다. 거기다가 사회적 편견까지 싸워내야 한다. 이런 그들에게 잠시나마 집중할 수 있는,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재충전하는 시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 교실에 참가한 부모들을 옆에서 죽 지켜보았던 도예가 양재석씨가 "흙을 빚으면서 집중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런 마당을 준비한 그가 말한다.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하는 예술가지만 이 사회에 몸담고 있는 이상 제가 도움을 줄 수 있고, 저를 필요로 하는 대상이 있으면 제가 가진 재주로 나누고 사는 게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일이라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27일 진행됐다.



태그:#장애인부모회, #장애인부모회 안성시지회, #장애인부모, #성혜도방, #양재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