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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음식이 몸에야 좋은 줄 알지만, 급식으로 이용하기엔 단가가 비싸서 좀........"

 

급식을 담당하는 관공서,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은 위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할 게다. 실제로 위의 이유로 친환경음식을 소재로 한 급식지원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잠재울 만한 소식이 안성에 있었다. 다름 아닌 안성두레생협(이하 생협)의 '2010년 여름방학 급식 지원 사업'이었다.

 

소외가정에 친환경 급식 이뤄지기까지

 

그동안 안성시청은 방학동안 급식지원 대상 청소년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급식지원을 해왔다. 도시락을 제작해서 각 가정에 배달하는 방법, 음식재료를 배달하는 방법, 식권을 나눠주어 해당 식당에 가서 이용하게 하는 방법 등.

 

그러다가 음식재료보다는 완성된 반찬과 간식을 전하는 방식으로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업체 등에게 급식배달사업이 돌아갔다. 대형마트의 급식 지원은 한 달 치를 한꺼번에 전해주는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음식 양은 많은 반면 유통기한의 문제와 신선도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안성2동사무소 사회복지사의 추천과 안성시청의 결정으로 친환경음식을 다루는 생협으로 '방학 중 소외계층 청소년 대상 급식지원 사업'이 돌아갔다.

 

친환경음식의 특징은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 각종 방부제나 음식첨가물이 첨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생협은 7월 28일, 8월 4일과 11일 등 총 3회에 걸쳐 급식을 배달했다.

 

대상 가정은 기초수급자 가정, 조손가정, 편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가정 등 90곳이었다. 음식 종류도 과일류, 라면류, 햄류, 빵류 등 1회당 11개나 되었다. 배달 시간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한정된 시간에 이루어져야 했다.

 

여러 사람의 노고가 이 일 이루어

 

새벽 4시 20분, 시골 양성에서 차 시동이 걸린다. 생협 정운길 사무국장은 잠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용인 물류센터로 향한다. 오전 5시면 도착해서 음식 박스를 봉고차량에 싣는다. 오전 6시는 넘어야 생협 안성점에 도착한다. 그 짐들을 다 내리고는 갈 곳을 체크해 일일이 음식을 또다시 분류한다.

 

오전 6시 30분이면 몇 명의 사람들이 안성점으로 모여든다. 그들 중 한 팀은 일반주택으로, 한 팀은 아파트로 떠난다. 그들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집집마다 음식을 전달한다. 첫날은 서툴러서 11시까지나 했다.

 

아침 일찍부터 나온 자원봉사자는 10명 가량이다. 거의 대부분이 생협 조합원이었다. 청소년, 주부, 회사원, 농부, 목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급식 식단은 안성보건소에 다니는 생협의 한 조합원이 짜준 것이다. 영양을 고려하여 매주 다양한 식품이 골고루 전달되었다. 

 

이 일을 주관한 생협 안성점 안숙재 점장은 "이런 분들이 없었다면 이 일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친환경급식 시행은 우선순위의 문제

 

하여튼 비싸서 친환경 급식하기 힘들다는 편견은 이제 깨어져야 할 듯하다.

 

안숙재 점장은 "시청에서 정해준 가격 한도 내에서 급식거리를 정합니다. 그렇기에 정해진 가격 내에서 단가를 맞춰 급식이 이뤄집니다. 다만 일반 음식은 양이 좀 더 많을 것이고, 친환경음식은 양은 적은데 반해 질이 더 좋을 것입니다. 가격문제라기보다는 '양 우선이냐, 질 우선이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결국 어떤 급식을 결정하느냐는 '양이냐 질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성 시내만 해도 '미양 성모유치원, 노곡 성모유치원, 안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조령분교 병설유치원'등 4곳이 생협으로부터 친환경급식을 지원받고 있다. 보육관련단체엔 식자재의 5%가 할인된다.

 

'친환경급식, 비싸서 못 한다'는 생각을 '양보다는 질'이라는 생각으로 바꾸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친환경급식을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안성 당왕동에 있는 안성두레생협 http://cafe.daum.net/ansungdure 031-671-2066 안성점에서 이루어졌다. 


태그:#안성두레생협, #친환경급식, #급식, #두레생협,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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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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