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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라시, 스바라시…."

 

"훌륭하다"는 일본말이다. 요즘 일본 사람들이 큰들문화예술센터(대표 전민규)의 사물놀이와 마당극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큰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12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하고 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다.

 

10일까지 8회 공연을 마쳤는데, 공연마다 평균 700~800명이 관람하고 있다. 큰들은 14일 저녁 1600석 규모인 히메지시문화센터 무대에 서는데, 이미 1500석의 예약이 끝났다.

 

공연을 마치면 관객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다가와 "참 잘했다"는 표현을 하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앞으로 큰들은 12일 아마가사키시노동복지회관, 13일 시소시야마사키문화회관, 14일 히메지시문화센터, 15일 카코가와시민회관, 17일 우베시문화회관 무대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일본 순회 공연은 일본 근로자음악감상협회인 '로온'이란 단체에서 초청해 이루어졌다. '로온'은 일본 전역에 40여개 지부와 2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5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큰들'은 2008년 10개 지역에서 12회 공연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큰들'은 이번에 '삼도사물놀이', '판소리', '사철가', '진도아리랑', '풍물판굿' 뿐만 아니라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마당극 '순풍에 돛달고'를 일본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에, 그것도 우리의 사물놀이와 마당극으로 일본 열도를 달구고 있어 더 관심이 높다. 큰들은 단원 15명과 통역 2명을 포함해 17명이 이번 일본 순회공연에 나섰다.

 

 

10일 <오마이뉴스>는 일본 순회 공연단을 이끌고 있는 전민규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반응을 들어 보았다.

 

전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좋다. 하도 반응이 좋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고 말했다.

 

"평균 700~800명이 관람하는데, 객석이 거의 다 찬다. 이번 일요일에 공연할 히메지시문화센터는 객석 1600석 규모인데, 이미 1500석이나 예약이 되었다고 한다. 2년 전 그 곳에서 한번 공연한 적이 있는데, 이후 입소문이 난 것 같다. 특히 재일교포들의 반응이 좋다.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과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 모두 관심이 높다."

 

큰들은 이번 공연에 일본 사람들이 알아듣도록 하기 위해 일본말을 많이 사용한다. 특히 마당극 <순풍이 돛달고>는 배우들이 대사의 2/3 가량이 일본말로 직접하고 있다.

 

전민규 대표는 "배우들이 서툴지만 일본말을 하고 있다. 특히 마당극은 60~70% 정도가 일본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관객들이 더 좋아한다"면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대다수가 눈물을 흘린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관객들은 사물놀이도 푹 빠져 있다. 특히 상모돌리기가 그렇다. 전민규 대표는 "상모돌리기를 처음 보는 일본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며 "상모돌리기를 하면 관객들은 놀란다.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큰들과 '로온'은 2006년부터 교류해 오고 있는데, 로온 회원들이 '사물놀이 교실'을 열어 회원들에게 배워주고 있다. 오는 14일 히메지시문화센터 공연에 앞서 '로온' 회원들이 사물놀이를 선보인다. 전민규 대표는 "로온 회원들이 사물놀이를 배워 큰들 공연에 앞서 무대에 서는데, 큰들을 환영하는 의미라고 한다"고 전했다.

 

전민규 대표는 일본 관객 앞에서 "36년 일제치하에서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그토록 없애고자 했던 한국의 문화예술을 잘 지키고 부활시켜 이렇게 일본에 와서 일본관객들 앞에 선보이고, 일본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관심을 받으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다시는 억압과 불평등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일본과 한국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서로 돕고 이해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공연이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과 일본, 세계의 평등평화를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태그:#큰들문화예술센터, #로온, #사물놀이, #마당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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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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