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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수정마을 매립지 용도와 관련해 몇 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마산시의회가 STX 조선기자재공장 건립을 위한 마지막 행정절차인 '수정지구 공유수면매립사업 준공정산 협약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지금까지 STX 유치에 반대해온 주민들이 마산시의회의 이번 동의안 통과는 '의미있다'는 반응을 보여 관심을 끈다.

 

마산시의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지난 임시회에서 심의 보류했던 '동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재적의원 21명 전원이 찬성했다.

 

앞으로 STX는 마산시에 조성사업비(484억 원)를 정산하게 되면 수정지구 매립지 소유권을 넘겨 받는다. STX중공업은 이달 말까지 매립지 조성과 관련한 정산 작업을 마치고 마산시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아 수정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반대주민대책위 "이주보상 책임있게 해야"

 

그런데 '수정마을 STX 유치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마산시의회의 '동의안' 통과가 "의미있고 가치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동의안의 일부 내용이 이전에 냈던 동의안에서 중요한 2개 조항이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민원조정위원회 운영(제7조)'과 '이주보상과 관련한 협의(제8조)' 조항이 삭제된 것. 수정 전 마산시의 동의안에는 '민원조정위원회 운영'과 '이주보상 협의'가 들어 있었다.

 

당초 마산시가 구성하려 했던 민원조정위원회는 마산시·STX에다 찬성측 주민만 참여시키는 것이었고, 이주보상 협의도 17세대만 대상이었다. 이 2개 조항에 대해 STX유치반대대책위는 독소조항이라고 보았던 것. 마산시가 당초 냈던 동의안대로 했다면 민원조정위원회에 반대측 주민들은 참석할 수 없게 되고, 이주보상도 수정마을 368세대와 트라피스트수녀원은 제외된다.

 

독소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해 STX유치반대대책위는 "주민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행정기관의 견제기구로서, 수정주민들에게 독소조항으로 작용하는 2개항을 시의회에서 삭제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이전에 통과된 행정절차 조건부 협의내용들 중, 특히 368세대 이주보상과 트라피스트수녀원 이주가 앞으로도 이전과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대 주민들은 "이제 준공정산 협약안이 가결됨에 따라 STX중공업은 마산시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정만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산시와 STX중공업, 신뢰와 도덕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지방정부와 재벌그룹이 이제 약속을 지킬 차례다. 수정만에 조선기자재공장 설립을 위해 주민들을 설득한, '주민들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는 약속에 대한 일정을 내놓을 차례다"고 설명했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수정지구 조선기자재공장 승인조건으로 26개항을 제시했다. 반대 주민들은 "수정주민들은 지난 2년 6개월여 동안 서로 모든 것을 걸고 싸워왔다"며 "보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STX이지 마산시가 아니라나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이러한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 조선기자재공장 건설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 주민들은 "주민들은 STX중공업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했다"며 "STX중공업이 지역주민들에게 한 약속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성실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STX조선기자재 공장에 뼈를 묻을 각오로 다시금 머리띠를 동여 멜 것"이라고 다짐했다.

 

STX유치반대대책위는 "흩어지지 않고 똘똘뭉친 '주먹밥 정신'으로, 수정마을의 진정한 주인으로써, 수정만의 진실을 전파하며, 어떤 협박에도 두려움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이 나라의 진정한 국민으로서 나라를 위하고, 화목한 가정을 위하고, 살기 좋은 수정마을을 자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수정매립지, #마산시, #STX중공업, #마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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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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