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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현씨의 '들라크르와-민중을 이끄는자유의 여신'.
 권여현씨의 '들라크르와-민중을 이끄는자유의 여신'.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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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 인터넷을 점령하다시피 한 패러디문화와 우리시대의 왜곡된 소비형태인 명품 열풍, 그와 동반된 짝퉁 천국인 우리시대의 문화와 소비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미술계 또한 차용과 패러디가 대유행이다.

특히 팝 아트나 극사실주의 경향으로 그려진 유명인의 초상화와 명화를 차용하여 재구성하는 작품, 명품이나 기업의 상표를 차용하는 작품들이 미술품 경매시장과 아트페어의 활성화에 힘입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술사에서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 중 상당수는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하고 인용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현대 미술가들은 더욱 적극적인 차용과 패러디를 통해 기존작품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거나, 사회와 미술계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특히 뒤샹이 위대한 예술품 '모나리자'에 낙서하듯 수염을 그려 넣은 혁명적인 사건 이후, 미술가들은 작품을 구상하거나 창의력을 동원하는 대신 단지 선택만 하면 되는 단초를 제공받았다.

김동유씨의 '부처-마를린 먼로'.
 김동유씨의 '부처-마를린 먼로'.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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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대미술에 있어서 차용과 변용, 재해석은 미술의 가장 중요하고 주된 전략이자 유행하는 창작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미술사에서 명화의 재발견은 마치 신재생에너지의 발견과 비견될 만하다.

그러나 창의적인 재해석을 일궈내는 작가가 있는 반면, 자신의 사상과 철학 즉 미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새로운 재료나 기법만으로 명화와 유사한 이미지만을 재생산해는 작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현상 또한 간과할 수는 없다.

명화나 기성품을 모방하되 작가의 창조성과 비판의식을 발휘해 새로운 시각으로 원작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언어를 창출해 냈을 때만이 그것들은 정당성을 인정받고 예술작품으로서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

양문기씨의 '바벨탑'.
 양문기씨의 '바벨탑'.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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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와 최근의 트렌드를 담은 특별한 기획전이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부터 2010년 2월 2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리는 한 '모나리자의 콧수염' 전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외국무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동유, 이이남씨를 비롯해 조대원, 양문기, 조윤성, 고근호, 김동유, 이동재, 이승오 등 9명의 작가가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또 마를린 먼로나 마오쩌둥, 앤디 워홀 등 유명인사들을 독창적인 조형어법과 재료를 사용해 현대적인 느낌으로 만든 초상화들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출품작가들은 소위 블루칩이라 일컬어지는 작가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는데, 그 중 참여작가 김동유의 경우 해외경매시장에서 2006년 3억 2천만원(마를린 먼로) 2008년 5억 7천만원(마오 주석-마를린 먼로)에 낙찰되는 등 현존 국내작가 중 최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이이남씨의 '신-박연폭포1'.
 이이남씨의 '신-박연폭포1'.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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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명화의 재발견', '명품 & 짝퉁', '스타 메이킹'이라는 주제로 묶어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즉, 명화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원본이 지닌 의미를 탐구하고 재해석해 보는 작품군, 명품이나 기업의 상표를 이용하여 물질만능주의의 현대사회의 병폐를 꼬집는 작품군, 마지막으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받는 유명인을 독창적 조형어법이나 재료를 사용하여 새로운 스타로 탄생시킨 초상화군으로 나눌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명화, 명품, 스타의 예측불허의 변신을 통해 그것들이 지녔던 본래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작가에 의해 어떤 각색의 과정을 거쳤는지, 어떠한 새로운 생명력을 획득했는지를 비교해보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윤성씨의 '기호적 풍경Ⅰ'.
 조윤성씨의 '기호적 풍경Ⅰ'.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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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분관장은 "이번 전시는 명화와 명품, 스타에 열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이해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이번 전시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명화와 명품, 스타가 지닌 본래의 의미와 가치가 작가에 의해 어떤 각색의 과정을 거쳤는지, 또 어떤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막식이 열리는 12월 4일 오후 3시에는 윤진섭 교수(호남대 미술학과)의 '현대미술에 있어서 이미지 차용의 전략'이란 주제특강이 열린다.

조대원씨의 '비즈니스'.
 조대원씨의 '비즈니스'.
ⓒ 광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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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관람문의 :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062-369-3515, 369-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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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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