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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북상초교 학부모·학생들이 '교장 공모제 지정 취소 철회'를 요구하며 등교거부하고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속에,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은 "교육청이 학교 밖에 있는 아이들을 빨리 데리고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교육위원은 10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북상초교 전교생 40명 가운데, 10일 현재 23명은 학교에 가지 않고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마을학교에 다니고 있다. 마을학교는 2학기 개학인 지난 2일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한때 30명에 이르기도 했다.

 

 

서원 학교운영위원장은 "마을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숫자는 들쑥날쑥한데, 지금은 23명이 등교거부하고 마을학교를 다니고 있다"면서 "교육청은 아직 공식 반응이 없고 물밑 대화를 하자고 하지만 정확한 내용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빙했으며, 승합차로 학생들의 통학을 돕고 학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서원 위원장은 "마을학교 운영에는 많은 재정이 필요한데, 총동창회는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기수별 모임에서는 지원을 하고, '덕유애향회'와 '북상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에서 총회를 거쳐 재정 지원을 결정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위원 "학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교육청이 가볍게 생각"

 

박종훈 교육위원은 "교육청은 학교 밖에 있는 아이들을 빨리 데리고 들어가십시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전교생 반 이상이 오늘로 열흘째 학교 밖 천막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도 교육청은 방관만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교육청이 가볍게 생각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북상초교의 문제는 채점의 공정성이 아니다"며 "이미 그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했으며 그 최선의 방법이 공모제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어느 학교도 북상초교 학부모만큼 성실하게 준비한 학교와 학부모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위원은 "교육청은 교육위원의 자료(공모교장 후보 심사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1, 2차 심사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가리기 위해 저는 도교육청에 자료를 요구했다. 이 시점에서 이번 심사 과정를 객관적으로 따져볼 수 있고, 또한 그래야 하는 사람이 교육위원이다. 그런데 교육청은 자료 제출 시한인 어제 저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 교육위원은 "교육청이 교섭과 협의의 격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지금까지 잘 나타나던 도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논의는 거창 교육청에서 하라고 하며 이제 손을 놓고 있다. 지금은 격을 따지고, 원칙을 그렇게 고집할 때가 아니다. 아이들이 밖에서 떨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청은 교장 공모제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공 모제가 학교를 살리는 가장 바람직한 제도"라며 "융통성을 발휘하라. 전교생의 반 이상이 학교 밖에서 떨고 있게 할만큼 이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학부모들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읽어내는 것이 민선 교육감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거창북상초교 학부모들은 폐교 위기에 놓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장공모제'를 신청했고, 도교육청은 지난 6월 '교장공모제 시범학교'로 지정했다. 4명의 교장 후보를 대상으로 3차까지 심사를 벌인 뒤, '심사의 불공정성' 등이 제기되어 도교육청은 '교장공모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원 위원장과 학부모들은 '교장공모 지정 취소 철회'를 요구하며 16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태그:#교장공모, #거창북상초교, #박종훈 교육위원,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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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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