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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시흥시장 보궐선거의 화두는 '부패권력의 청산'이다. 시흥시민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민선 1, 2, 3, 4기 시장들이 모두 정치자금법, 뇌물수수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특히 민선4기의 경우 전임 이연수 시장의 뇌물수수로 인한 직무정지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시장후보의 자격 1순위는 당연히 청렴성이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민주당 모두 4월초가 돼 겨우 후보를 공천했다.

시흥시장 선거의 화두는 '청렴성'

한나라당의 경우 '청렴성'과 '당의 기여도'를 놓고 두 후보 간 저울질을 하다 청렴성에 우위를 둔 후보를 결정했다. 민주당 공천 후 개소식까지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후보를 교체할 정도로 내홍을 겪었다. 시민후보만이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였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 기호1번 한나라당 노용수(44.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기호2번 민주당 김윤식(43. 전 행정자치부장관 보좌관), 기호7번 무소속 최준열(51. 중앙산부인과 원장) 모두 일단은 청렴성을 어느 정도 검증 받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청렴성을 최우선으로 삼은 이유는 시민후보로 나선 최준열 후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후보는 "정당과 정치인을 위해 일할 시장은 더 이상 필요 없다"며 시민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후보가 필요하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경우 학생운동, 국회의원 보좌관, 경기도의원을 역임하는 등 비슷한 경력을 지닌데다가 66년생 동년배로 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준열 후보 또한 59년 생으로 젊은 평이다. 이들 후보들은 모두 전북 부안, 고창, 전남 무안 출신이여서 호남 유권자들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더욱이 이들 모두 아킬레스건이 있어 상대 후보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노용수 한나라당 후보는 부천에서 주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1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시흥으로 이사를 왔다. 시흥 정서를 잘 모르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시흥 사람들은 자존심도 없느냐, 인물이 없어 부천에서 수입해 온 사람을 쓰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윤식 민주당 후보는 선거 때만 지역에 나타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 당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도와 선거를 치뤄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무소속 최준열 후보의 경우 시민사회단체 지지후보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벌여온 주민소환운동 또한 정치를 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바로 그것. 특히나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 지지후보라는 사실을 홍보물에 적시할 수 없다는 선과위의 결정에 따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소속 정당이 없다는 점도 선거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리틀 김문수' vs  민주당 '비리 한나라 심판'

차명진, 나경원, 유정현 의원(왼쪽부터)들이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
▲ 시흥시장으로 출마한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왼쪽 끝) 차명진, 나경원, 유정현 의원(왼쪽부터)들이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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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앞둔 시점에서 4.29 시흥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 대표들까지 나서 총력지원유사에 나섰다.

시흥지역 국회의원 모두 보유한 민주당은 최근 상승세를 앞세워 반전을 모색하고 있고, 두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는 기호7번 최준열 후보 역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 민주당의 두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를 위해 주말에는 나경원, 차명진, 유정현 등 현직 국회의원이 시흥의 대표공원인 옥구공원과 주거 밀집지역인 장곡동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노 후보는 "야당 국회의원만 있는 시흥에 야당 시장이 당선되면 지역발전은 불가능하다"며 "집권 여당 후보만이 중앙정부, 경기도와 협력에 시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함께 해온 김문수 도지사를 거론하며 "김 도지사가 신임하는 사람이라면, 일단은 검증된 사람이 아니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천에서 시흥으로 터진을 옮긴 것에 대해서는 "공직생활 15년을 부천에서 한 것은 맞지만 언제 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공인으로서 멸사봉공의 자세로 일해 왔고, 그 부분을 인정 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 비서실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경기도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리틀 김문수'로 불릴 정도로 김 지사와 가깝다. 주요 공약으로는 100만도시 시흥만들기,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광역전철(광명KTX-시흥시청-월곶-인천국제공항) 유치, 시화MTV 및 군자지구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의 박희태 대표는 이번주 초 시흥시 신천동 신천연합병원과 정왕동 시화유통상가를 찾아 "노용수 후보는 젊고 깨끗한 후보, 시흥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여서 한나라당이 자신 있게 선택했다"며 "김문수 도지사와 함께 시흥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노용수를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나와 선거 승리를 위해 팔을 들어올린 모습.
▲ 시흥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윤식 민주당 후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나와 선거 승리를 위해 팔을 들어올린 모습.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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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윤식 후보 역시 정세균 당 대표, 원혜영 원내 대표와 함께 시흥시 유일 재래시장인 삼미시장과 정왕동 이마트 등을 돌며 선거유세를 벌였다. 주 초에는 손학규 전 대표와 김근태 상임고문이 시흥을 찾아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윤식 후보는 "한나라당 철새 시장 등이 시민들이 부여한 지방권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잇속만 챙겼다"며 "도덕성이 검증된 후보가 당선돼야 파탄 난 경제, 훼손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고 여당을 견제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철새정치인으로 지역 기여도에 낮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2006년 지방선거 이후 행자부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시흥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지역의 현안이 있을 때마다 팻말과 촛불을 들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전남 무안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된 경력이 있고, 고 제정구 국회의원 비서, 경기도의원, 김영환 국회의원 보좌관, 행정자치부 정책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 5.31지방선거 때 시장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 주요 공약에는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군자지구내 메디컬센터 및 R&D센터, 친환경 급식제공 및 체험식 영어마을 설치, 전철(월곶-시청-목감-광명-여의도) 유치 및 대중교통망 확충, 대학병원 유치 등이 있다.

시민후보 "부끄러운 시흥 지방자치 역사 청산하자"

궂은 날씨 속에서도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최준열 후보. 옆에 심상전 진보신당 전 대표가 함께 했다.
▲ 지지를 호소하는 시민후보 궂은 날씨 속에서도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최준열 후보. 옆에 심상전 진보신당 전 대표가 함께 했다.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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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최준열 후보는 시민사회단체 및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주에는 주로 중앙의 시민활동가 지지선언 및 3당의 지지선언을 받았으며, 주 초에는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의 유세 참여로 활력을 얻고 있다. 최 후보는 "시흥은 민선시장이 모두 비리혐의로 사법 처리되면서 지역발전과 지방자치가 뒷걸음치고 있다"며 "정당과 정치인을 위해 일할 정당의 시장대신 무소속 시민후보가 당선돼 시흥을 새롭게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는 주민소환운동을 발판삼아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뇌물죄로 구속됐는데도 혈세를 받는 시장이 있는 상황에서 주민소환운동은 꼭  필요한 일이었다"면서 "4만5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낸 주민소환운동을 완성하기 위해 시민단체 및 민주개혁세력이 나를 지지했기 때문에 '시민후로'라는 이름을 써도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는 전북 부안출신으로 시흥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며, 시흥YMCA 초대이사장, 엘림요양원 및 시흥여성의 전화 등 시민사회단체의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이연수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주요 공약에는 시장직속 클린행정시민위원회 신설, 정책 집행과정과 예산집행 정보 완전 공개, 방과 후 특성화집중교육 실시, 초등학교 단계별 무상급식, 공익적 일자리확보 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준열 후보의 지지하기 위해 시흥을 찾아 유세를 벌인 심상정 전 대표는 "시장이 4연속 사법처리 된 부끄러운 시흥시의 지방자치 역사 청산은 정당이나 정치인이 아닌 시민이 나서 시민후보를 당선시킬 때만 가능하다"며 최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태그:#시흥시장, #풀뿌리 , #재보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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