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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민영화만큼 서로 다른 이름으로 호명되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애초에 민영화 정책은 국가가 소유하고 경영하는 공기업이나 공적 사업영역이 비효율적이고 방만하게 운영되어, 부실화되고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에 근거해 나온 정책이다. 방만하게 운영된 공기업이나 공적 영역을 민간에 넘겨, 경쟁을 유도하고 민간의 효율적인 경영에 맡기는 것이 경제발전을 위해 훨씬 유익하다는 취지로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를 '민영화'라고 불렀다.

그러나 민영화란 그냥 '민간'에 소유권과 사업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사적자본'에게 공적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다. 이들 사업영역이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사적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민영화를 비판하는 의견의 핵심이었다. 때문에 민영화는 사적자본에게 소유권과 경영권을 넘긴다는 뜻에서 '사유화', 또는 '사영화'로 불리기도 했고, 시장 메커니즘으로 공공 서비스를 넘긴다는 뜻에서 '시장화'라고도 불렸다.

'선진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25일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과는 다른 정수처리과정을 거친 고급 수돗물을 병에 담아 파는 행위는 결국 물을 상품으로 보는 민영화의 단초"라고 주장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25일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과는 다른 정수처리과정을 거친 고급 수돗물을 병에 담아 파는 행위는 결국 물을 상품으로 보는 민영화의 단초"라고 주장했다.
ⓒ 민주노동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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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촛불시위에서 의료보험과 수돗물 '민영화'에 대한 거센 반대가 일자, 신임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를 대체할 신조어를 만들게 되었다. 바로 '선진화'라는 이름이다. 민영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한국정부에 의해 처음 탄생한 것이다.

촛불집회가 정점에 다다른 2008년 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일률적인 민영화가 아니라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기업 선진화'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을 했고, 그 다음부터 정부의 공식 문서에는 민영화 대신 선진화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2008년 8월 11일부터 10월 3일까지 발표된 공기업 선진화 1, 2, 3차 계획이 그랬고, 2008년 12월 19일 발표된 4차 선진화 계획, 2009년 1월 15일에 발표된 5차 선진화 계획이 모두 그랬다.

더욱이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반대여론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공기업 소유권 매각과 경영권 양도를 추진하기보다 '경쟁도입', '통합과 폐지', '기능조정', '경영효율화', '민간위탁'이라는 다종다양한 기법들을 동원해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4차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는 공기업 69곳의 고용을 1만9000명 감원하는 것도 심지어 선진화라고 표현돼 있다. 고용대란을 앞둔 상황에서 공기업이 앞장서서 고용을 줄이는 것을 선진화라 말한다.

이름을 바꾸고 기법을 변형시킨다고 해서 민영화가 공공화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민영화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집착은 이름을 바꿔서라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신년연설에서도 "정부 출범부터 추진해온 규제 개혁과 공기업 선진화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우는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세계 금융위기와 이어진 실물경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민영화, 도대체 민영화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어떠하기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일까.

민영화 대상은 부실·방만한 공기업 아니라 '알짜기업'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공기업 민영화의 명분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서비스가 '비시장적인' 공적 영역에 존재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민간기업, 민간서비스보다 비효율적으로 경영될 수밖에 없고, 부실화되어 적자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시장지상주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그 결과 국가 경쟁력은 약화되고 정부는 부실 공기업들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 같은 민영화 논리는 1980년대 신자유주의 바람을 타고 영국, 미국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 아르헨티나와 같은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되었고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의 정부혁신, 기업혁신(?)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 역시 완만하게 추진되어 왔던 민영화 정책이 1997년 외환위기를 분기점으로, 주요 공기업들과 은행에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1990년 중반부터 민영화된 영국 철도공사, 미국 캘리포니아 전력산업, 그리고 각 국가들의 금융기관 등지에서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민간(사적자본)이 소유하고 경영하면 서비스 질이 높아지리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이용료가 치솟는 부작용이 확대되었고, 정부 독점사업은 사적 자본독점사업으로 바뀌었을 뿐 경쟁에 의한 건전한 산업발전은 크게 눈에 띄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민영화는 2000년대 들어서 현저히 추진력을 잃게 되고 결국 2008년 금융위기로 결정적인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어찌 보면 필연적일 수 있다. 민영화 정책 추진의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민영화가 정부에 재정 부담만 안겨주는 비효율적인 적자를 없애고, 부실 공기업을 민영화시켜 효율성을 높이고 정부재정 안정에 기여한다는 전제는 한국 민영화 역사만 보아도 사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외환위기 이후 민영화된 대표적인 공기업들인 KT, KT&G,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 POSCO 등은 사실 민영화 이전에도 흑자를 내면서 정부에 오히려 재정적 이익을 주고 있던 알짜 공기업들이었다. 또한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24개 공기업들도 2007년 기준으로 매출이 평균 12퍼센트나 늘었고, 순이익도 20.6퍼센트나 증가하는 등 무려 21개 공기업이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1차 민영화 계획안에 전격 포함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2007년 순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공식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여전히 검토 대상에 올라와 있는 우정사업본부 민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지분을 유지해왔고 현재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산업은행 모두 흑자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기불황이 덮친 2008년에도 무려 4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을 정도다.

심지어 2009년 1월 15일 5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이 출자한 자회사나 손자회사 111개사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정부는 "출자회사들 중에 알짜회사들이 많아 관심이 가는 민간기관이 많을 것"이라며 민영화가 알짜기업 매각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민영화를 하고자 하는 정부 처지에서야 부실하고 적자가 나는 공기업을 매각하여 부담을 털어버리고 싶겠지만, 민영화되는 공기업을 매수하고자 하는 사기업으로서는 적자가 쌓였고 수익이 날 가능성이 없는 공기업을 사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영화란 공기업을 팔려고 하는 정부와 사려는 사적 기업 사이의 엄연한 '기업거래'에 불과하다. 사적 기업이 사려고 하지 않을 적자 공기업을 정부가 무슨 재주로 팔 수 있겠는가.

민영화하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8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번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8일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번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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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민영화 정책은 정부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암초를 만나게 된다.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불황은 공기업(또는 공적자금투입기업)을 인수하려는 사적 기업들의 인수 자금조달 통로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다른 사기업이나 공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조달한다. 하나는 기존 기업자산 매각이나 잉여현금을 동원하여 자체 조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주거래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며, 세 번째는 사모펀드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각할 자산 가치는 떨어지고, 은행 대출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대규모 자본을 동원할 투자자를 찾는 것이 극히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역량을 총 동원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한 한화그룹이 이런 상황에 빠졌다. 애초에 한화그룹은 공적자금 투입 기업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을 약 6조 원에 인수하기로 산업은행과 계약을 하고 1/3은 자체 조달, 1/3은 은행대출, 1/3은 재무적 투자자 컨소시엄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면서 결국 2009년 1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고 계약 납입금 3000억원마저 날릴 처지에 놓였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쌍용건설은 2008년 7월 동국제강이 인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12월 동국제강이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인수유예를 선언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우리은행이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2008년 10월 29일 미국계 사모펀드인 리플우드가 인수자로 선정되었지만, 자금조달 문제가 풀리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쌍용건설은 물론 14개 공적자금투입기업 가운데 당초 매각을 추진하려고 했던 하이닉스나 현대건설, 그리고 금융지주회사 설립 후 민영화 단계를 밟으려고 했던 산업은행은 매각 시도조차 아직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인수자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게 된 것만이 아니다. 매각 대상 공기업과 공적자금투입 기업들의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더 이상 예전의 인수가격으로 매각하기가 더 불가능해지고 있다. 사실 지금과 같이 기업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되고 매수자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공기업을 매각한다면 필연적으로 '헐값 매각'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민영화 논리 자체의 타당성을 접어두더라도 현재의 글로벌 경제 불황은 민영화, 즉 공기업 매각을 서두르기에는 최악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세 메우기 위해 알짜 공기업 팔아야 하나

민영화 정책의 정당성과 효과 자체가 점점 의문시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위기로 민영화 환경 역시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이는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일까.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를 공기업을 팔아 보존하겠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이 남는다. 2009년 들어서 정부는 이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이미 정부는 2009년 1월 15일 5차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111개 공공기관 출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팔아 4조 6000억원의 매각 수입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09년 2월 6일에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지분을 팔아 재정적자를 메우겠다고 발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잡혀 있는 21조5000억원의 세외수입 가운데 1조 2000억원은 기업은행 지분 7000만 주를 팔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2월 10일 기획재정부가 수정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퍼센트다. 올해 예산을 짤 때 기준이 되었던 성장률 4퍼센트에 비해 무려 6%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물론 이조차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월 초 한국의 2009년 경제성장률을 G20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인 -4퍼센트로 전망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평균 1.5~2조원의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의 소득이 줄어들면 소득세가 감소하고, 기업 이윤이 줄어 법인세가 줄어들며, 판매가 부진하면 부가가치세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 추산 성장률 -2퍼센트로 잡아도,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올해 조세 수입이 정부의 당초 계획 대비 10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약 20조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해서 그만큼의 국채발행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다시 10조원 이상의 재원이 조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뿐이 아니다. 정부는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고용사정과 경제사정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10조원 이상의 추가경정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당초의 감세정책을 전면 유보하고 재원확보에 나서야 하며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고용유발효과가 낮은 재정투입도 재검토해 고용창출력이 높은 분야에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사업조정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정부 방침은 감세가 아니라 알짜 공기업을 팔아 매각 대금으로 감세를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과 실업대란에 대처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정부 재정투입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8000억 달러 경기부양책, 중국의 4조 위안 경기부양책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떤 나라도 공기업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나라 재산인 공기업은 한 번 팔아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다시 회복될 수 없는 불가역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공적 재산을 매각할 때에는 여러 가지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국가재산은 5년짜리 행정부가 집권기간 5년만을 내다보고 관리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훗날 역사에서 공기업을 팔아서 경제위기 탈출을 시도한 유일한 나라로 꼽힐 수도 있다. 그 불명예를 이명박 정부가 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효율성, 수익성' → '안전성, 고용창출력' 의제로 변화

'선진화'로 이름까지 바꿔 민영화를 끈질기게 추진하는 정부, 경제위기로 인해 팔리지도 않는 공기업을 헐값에라도 팔겠다는 정부, 나라 재산을 팔아서라도 감세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는 거시적인 '의제의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절대 선으로 간주되던 얼마 전까지 경제논리의 최고 기준은 '효율성과 수익성'이었다. 공기업 민영화 논리도, 기업 경영논리도, 금융기관의 논리도, 심지어 국가의 역할 논리도 모조리 '효율성과 수익성'이라는 잣대로 평가되었다. 공공성이라는 의제는 효율성과 수익성 앞에 무기력하기만 했다. 그러니 정부의 행정서비스 업무, 의료나 교육서비스 마저 민영화하자는 얘기가 서슴없이 튀어나왔던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공공성 의제뿐이 아니다. 고용 의제 역시 효율성과 수익성 기준 앞에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확대가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었다. 2008년 12월 19일 발표된 4차 공기업 선진화 계획의 핵심 역시 대규모 인력의 감원이었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식 민영화는 그야말로 놀라운 진화를 거듭해왔음을 알 수 있다. 1차 민영화 계획에는 '부실/방만 공기업 매각' → 2,3차 민영화는 '공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 → 4차 민영화는 '고용축소' → 5차 민영화는 '매각대금으로 부족한 재원마련'이라는 경로로 눈부신(?) 진화를 해온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 최대의 위기를 맞은 지금 주요 의제가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수익성만을 유일 기준으로 내세웠던 신자유주의자들이 이른바 '안전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가에 따라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안전한가를 기준으로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효율성을 중시해 극단적인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일삼던 신자유주의 정부들이 모든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최우선에 '고용창출력'을 놓고 있다. 여전히 인원감축을 동반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실업대란을 막기 위해 고용창출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고용유지와 신규고용확대에 앞장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처럼 '효율성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경제를 평가하던 사조가 점차 퇴조하고 '안전성과 고용 창출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의제가 이동하고 있다. 이에 기초해 자금과 정책방향도 이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기준으로 본다면 공기업 민영화는 더더욱 정책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만 유일하게 민영화의 신화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이 썼습니다.



태그:#선진화, #민영화,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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