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도립미술관은 제10차 람사르총회의 성공을 기원하고 예술문화를 통하여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돈독히 하고자 람사르총회 공식방문지인 '우포'에서 '작가들과 시민들의 만남'을 8일 개최해 참석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에는 '우포'를 소재로 작업한 작가인 서양화가 황정자와 김선희, 동양화가 홍푸르메, 사진작가 정봉채, 조형미술가 천원식 5인과 일반시민 32명이 초청되었으며, 이들은 미술관 측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우포늪으로 이동한 후 제일 먼저 생태관을 방문했다.

서양화가 황정자씨가 여름철 우포늪 전경을 그렸던 장소에서 찰칵~ 기념촬영
 서양화가 황정자씨가 여름철 우포늪 전경을 그렸던 장소에서 찰칵~ 기념촬영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방문객들을 안내하며 생태관 이곳 저곳을 재미있게 설명하던 노영호 관장이 갑자기 오른 손가락 5개와 왼손가락 하나를 펴서 숫자 6을 표시한 뒤 "습지란 6m 이하의 젖은 땅"이라 외치며 온 몸을 비비 꼬면서 위 아래로 앉았다 일어섰다를 몇 번 반복하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번에는 관장이 이것을 관람객들에게 따라하도록 시키자 생태관은 한바탕 웃음바다로 변했다.

생태관 관람이 끝나자 시민들은 작가들과 함께 우포늪으로 이동했다.

올 여름 한 달 반 동안의 살인적인 더위와 싸우가며 우포늪 풍경을 두 점의 화폭에 담았던 원로서양화가 황정자씨는 자신이 그림을 그렸던 장소에 서서 참석자들에게 당시의 상황과 작품세계를 설명한 뒤 그림엽서 뒷면에 적어 온 글을 읽기 시작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풀 한 포기, 바람 한 점도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길에서 만난 자연은 이제껏 아둥바둥 버텨온 지난 날을 되짚어 보게 한다. 팍팍한 도시생활에 지쳐 갈 무릅, 문득 자연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것도 서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들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이. 그래서 선사시대 늪지와 옛가야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경남창녕으로 걸음을 옮기면 1500년 동안 묻혀온 시간이 훌훌 먼지를 털어내며 나에게 다가와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우포는 정말 보배"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노영호 관장이 참석자들에게 생태관에 전시된 내용들을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노영호 관장이 참석자들에게 생태관에 전시된 내용들을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한지 수묵화에 태초의 빛을 담아내려 한 홍푸르메 작가는 늪 주변을 걸으며 "우포에 오면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배려가 느껴진다. 화선지에 먹이 스며들고 번지는 것처럼 그 자태가 은은하고 포근하다. 한복을 입고 있는 여인처럼 드러날 듯 말 듯 살짝 감추어져 있는, 하나씩 드러낼수록 음미가 더하는 그런 풍경이 우포"라며, "우포는 삶 속에서 느껴지고 보여지는 존재다. SHOW가 아니다. 나이 들고 진정한 맛을 느낄 줄 알면 자연적인 것이 큰 느낌인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작업을 하다 2001년 자신의 고향인 우포늪으로 돌아와 그림 작업을 하고 있는 김선희 서양화가는 처음에는 가시연만 그렸다고 한다. 가시연은 가시가 있어 독특하면서도 꽃이 매력적이란다. 이전에 서울에서 가시연 그림 전시회를 열었는데 서울 사람들은 그게 선인장꽃으로 잘못 알더라며 웃는다. 작가는 또 시민들에게 '전망대 반대편 사지포 제방 근처 야산에서 우포를 바라보면 우포늪 전경이 가장 잘 보이고 좋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우포가 고향인 김선희 화가가 지도를 보면서 우포늪의 이곳 저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포가 고향인 김선희 화가가 지도를 보면서 우포늪의 이곳 저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우성

관련사진보기


참석한 시민들은 작가들과 함께 걷고 그림에 대해,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작가와 기념촬영도 하는 등 행사를 즐기고 행복해했다.

김해에서 참석한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신한형(53, 여)씨는 "교사도 경험하고 공부해야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가르칠 수 있어요. 책만 가지고는 안 되요. 혼자 생뚱맞게 우포늪 가는 것보다 작가들과 함께 우포에 가니 얼마나 좋습니까. 얼굴 대하고 직접 말도 듣고. 선생들도 이런 체험 위주의 교육, 현장학습을 더 경험해야 됩니다. 그래야 학생들도 선생에게 고마워합니다"며 이런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태그:#작가와의 만남, #경남도립미술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