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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대선 예비후보 이창우씨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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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광화문 사거리, 그 곳에서 지난 7일 밤 한 택시기사 를 만났다. 부스스한 반백에 환갑이 넘어 보이는 그는 어디서나 볼 수 없는, 좀 특별한 택시기사였다.

그는 명함에 '택시기사' 외에 '17대 대선 예비후보'라는 조금 긴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주 5일, 밤을 달리는 택시기사인 그는 어떤 사연이 있어 대선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을까?

이창우씨는 만나자 마자 내게 악수를 청했다. 장난기 어린 얼굴이 무슨 동자 같았다. 그는무엇이 급한지 거두일미하고 자신의 공약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한일 해저터널이 먼저 뚫리면, 자연히 대운하건설이 가능해져요. 해저터널을 내가 20년 전에 구상했는데, 이명박은 따라한 거에요. 주위에선 허무맹랑하다고 하는데, 반발이고 뭐고, 일단 뚫으면 끝이야. 일본에서부터 실크로드를 지나 도버해협을 통화해 영국까지! 국민소득이 5만불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도 아닙니다."

그에 따르면, 해저터널만 뚫으면 우리나라가 5만불 국가가 되는 건 아주 쉽다. 다만 그 해저터널을 어떻게 뚫을 건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에브라함 링컨. 이창우씨는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켰듯, 나는 신용불량자를 해방시키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루에도 수시로 공약을 생각한다며, 여러 공약이 적힌 메모를 한 뭉치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수시로 공약 메모... "신용불량자를 해방시키겠다"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하니, 자신의 택시에 기대어 서있는 이창우씨.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하니, 자신의 택시에 기대어 서있는 이창우씨.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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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인터뷰를 청하지 않아도 이창우씨에겐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아주 많아 보였다. "그 다음에 한 마디만 더한다면"을 연발하며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입가엔 침이 허옇게 말라붙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아이스케끼 장사부터 지금껏 안해 본 일이 없어요. 그렇게 해온 일이 70개쯤 되지요."

그러면서 '타향살이'로 유명한 가수 고복수를 아느냐며 그와 함께 책을 팔기도 했다며 과거 이야기를 신나게 풀었다. 인터뷰 도중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며 명함을 돌리며 열심히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공약들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대진 못했지만, 지금껏 건설업·외판원·택시기사·장사·고시원 운영 등 무수한 체험을 바탕으로 제기한 '집·노숙자·교육정책·실업' 등의 문제점들은 꽤 힘이 실려 있었다.

이창우 예비후보님!

좌파우익 따지지 말고 전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걸 해 보고 싶다고 하셨지요? 운하를 만들고 해저를 뚫는 것보다는, 그런 마음이 모아진다면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문제 제기하고, 발전할 수있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부디 힘내십시오.

[10문 10답] "저 이창우, 밑바닥 체험으로 승부합니다"
- 현재 직업은.
"현재 직업은 택시 기사입니다."

- 출마 이유를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출마이유는 …5자로? (곰곰히 생각하다)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왔어요, 국민을 살리기 위해서. 국.민.살.리.기"

- 대선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만류한 사람과 이유는.
"가정과 직장에서 말렸는데, 집사람도 그렇고 아이들도 말렸지요. 돈 때문에, 무소속으로 나가서 될 것이냐 안 된다고. 하지만 등록이라도 해야지 아니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갖고 했습니다."

- 라이벌 대선 예비후보는.
"딴 거 없어요. 이명박이 쓰러뜨리면 한나라당은 철수되니까. 이명박을 이기자 하는 것이지요 뭐."

- 주요공약 한 가지.
"대표공약은 한일 해저터널을 뚫는다는 겁니다. 우선 급한 건 통일이에요. 철조망을 걷어치우고 한일 해저터널을 뚫습니다. 한일 해저터널을 뚫게 되면 우리나라 모든 실업자, 노숙자가 다 그리로 투입되니까 실업도 그냥 해소되고 (국내 총생산) 3만 불로 그냥 뛰어 올라갑니다. 지금 2만불로 빌빌거리고 있는데 13억 인구 중국에서 밀려오는 사람, 일본에서 올라오는 인구 사이에서 톨게이트비만 받아도 5만불까지 그냥 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국민을 살릴 수 있습니다."

- 선거운동 방법은.
"내가 무소속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서 알려지지가 않았잖아요? 그래서 내가 알려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선 내 명함을 돌리는 것이 방법입니다."

- 공탁금 5억원을 마련할 방안은.
"시간이 가면서 내가 두각을 나타내면 후원자 나타나게 되어 있고,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몇 있을 거 같아요."

- 주량은.
"술은 전혀 못 합니다. 소주 한 잔 정도? 담배도 못 피우고요."

- 좌우명은.
“바르게 살자는 것이지요.”

- 유권자들이 자신을 찍어야 하는 이유는.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야만 에브라함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키듯이 신용불량자들을 모두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노숙자들도 없애고 빈부의 격차를 없앨 수 있습니다.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여러 실질적인 체험, 말단부터 경험해봤기 때문에 모든 걸 내가 다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은 평탄하게 중학교 고등학교 쭉 나왔지만 나는 초등 4년 중퇴에요. 밑바닥부터 좌충우돌하면서 실질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내 체험담에 자신감 있습니다. 이 나라가 온통 맑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한강 이끼들을 다 걷어낼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요."


태그:#이창우, #2007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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