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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인천녹색연합 한남정맥 시민탐사(가현산∼계양산 구간)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시민탐사를 준비한 활동가로부터, 인천시가 계양산 징메이고개에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공사를 계획하고 있고, 공사를 위해 기획예산처에 국고보조금을 신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 징메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공사 위치
ⓒ 네이버 지도검색
그 소식을 접하고, 송도신도시와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검단신도시, 가정뉴타운, 계양산 골프장 등 100여 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쏟아내고 그것들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인천시가 또다시 '생태복원' '친환경'이라는 명목으로 또 다른 개발사업을 획책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나마 도심의 녹지로 살아숨쉬는 계양산의 야생동식물 서식지까지 골프장 개발이다 뭐다 하여 파괴하면서, 생태통로 운운하는 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 계양산과 철마산을 잇는 녹지축은 8차선 도로로 잘려나가 있다.
ⓒ 이장연
탐사 후 집에 돌아와, 위 내용을 재차 확인해 보았다. 인천 지역신문에서, 인천시가 내년도 국고보조금을 총 1조5460억원을 신청했는데, 2009도시엑스포사업비와 경제자유구역 개발비 등에 상당액을 할애했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2026억원 신청액 중 29억원이 징메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을 위해 할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 징메이고개 도로변 낙석 방지용 펜스
ⓒ 이장연
▲ 황량한 절개지에 콘크리트 배수로가 흉물스럽다.
ⓒ 이장연
▲ 철조망이 도로변을 따라 설치되어 있다.
ⓒ 이장연
그리고 지난 주말 생태통로 및 녹지축 공사가 시작되었다는 징메이고개를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 보았다. 보기 흉한 콘크리트 배수로가 선명한 절개지와 산허리를 잘라내는 8차선 도로를 따라,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계산동으로 향하는 고갯마루에서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 생태통로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
ⓒ 이장연
현수막에는 '징메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공사, 2007년 7월 12일부터 2009년 5월 2일까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길 건너편에는 '공사중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인천광역시종합건설본부'라는 현수막도 내걸려 있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생태통로 및 녹지축을 연결하겠다는 지자체가 공사 알림 현수막을 가로수에 내건 모습은 역시나 또 다른 '공사'를 위한 생태복원이란 생각을 들게 했다. 인천광역시나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계양구청 홈페이지에서 위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어떤 공지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과도 마찬가지다.

▲ 생태통로 만들기보다, 계양산 생태계 훼손부터 막아야...
ⓒ 이장연
여하튼 8차선 도로를 자체를 없애지 않고는 제대로 된 녹지축 연결이 불가능함에도, 엄청난 국민 세금을 들여 국내 최대 돔 형식의 생태통로를 만들겠다는 인천시의 발상 자체가 참으로 기이하기만 하다.

특히 생태통로 공사현장 건너편 계양산 자락(목상동 일대)에는 야생동식물들의 '죽음의 무덤'인 골프장 개발을 허가해주면서 말이다. 겉으로는 '생태도시' '녹색도시'를 말하는 인천시의 이런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개발행정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제발 인천시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공사편집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랄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광역시, #생태복원, #생태통로, #녹지축, #계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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