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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공동준비위원장)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며 2일 오전부터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앞에서 단식철야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일 서울 세종로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한상렬(한국진보연대 공동준비위원장) 목사가 '피랍자 무사귀환 기원, 즉각철군 촉구, 무력진압 반대, 책임자 미국의 해결촉구'를 요구하는 단식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1시간 가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한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력진압은 결코 안된다"며 "인질사태의 본질적 책임이 미국에 있음이 자명한 만큼, 미국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또한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파병을 즉시 철수하고 자주적인 외교를 펼칠 것"을 한국정부에 요구했다.

한 목사는 피랍된 한국인들 중 남은 21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모두 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지역 대학생으로 구성된 '자주통일 실천단' 단원 30여명과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78)씨, 고 강민호 열사의 아버지 강영철(75)씨 등 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 회원 십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단식 농성, 지지 방문 이어져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상렬 목사는 미국 대사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의 적극적 행동을 촉구하고 피랍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는 피켓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 목사의 단식농성을 지지하기 위해 방문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회원과 민족민주열사 유가족협의회' 회원 10여명은 모자와 물 등을 챙겨오며 한 목사의 건강을 염려했다.

그러나 한 목사는 "조용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할 테니 염려말고 돌아가시라"고 모여든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12시가 지나 취재진과 집회 참가자들이 모두 돌아가고 미국 대사관 앞에는 한 목사만이 남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서 있는 한 목사의 두 손엔 피랍된 한국인 21명의 사진이 꼭 쥐여져 있었다.

다음은 한상렬 목사와의 일문일답.

- 단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FTA로 15일간 단식을 끝낸 지가 얼마 안 돼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동포들과 피를 말리는 유가족의 아픔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남은 한국인들의 이름을 한분한분 부르며 무사히 귀환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단식은 일단 3일을 시한으로 하고 그 후에 다시 조정할 것이다."

- 피랍된 사람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
"그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 동포의 생명이 죽을 고비에 처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 우리 국민단합해서 간절히 석방하는 일에 힘을 모아주었으면 좋겠다."

- 단식 장소로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하는 이유가 무엇는가.
"미국이 무력진압한다고 하는 문제와 이 사태는 미국에 달렸다고 본다. 아프간 정부는 꼭두각시다. 미국에 의해 사태가 좌지우지 되니까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정부에 유감스럽다. 좀더 자주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지, 대안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 단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부시정권이 회개하는 것이다. 모두 미국의 침략 때문에 일어난 일 아닌가. 미국이 적극 나서 (피랍 한국인들이) 무사귀환하고, (파병된 군인들도)모두 돌아갈 수 있도록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하는 것이다."

▲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중에서 생존한 21명의 얼굴사진이 실린 신문을 든 한 시민이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대사관앞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무사귀환과 미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덧붙이는 글 | 김귀자 기자는 <오마이뉴스> 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한상렬, #한국진보연대, #단식농성, #아프간사태, #미국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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