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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기 2014년 공개한 삼성SDI 관심(문제)사원 현황 문건.
 삼성일반노조기 2014년 공개한 삼성SDI 관심(문제)사원 현황 문건.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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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7일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설립과 노조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관련자를 재판에 넘기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사실상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날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외 다른 계열사의 노조와해 의혹 수사에도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2014년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된 삼성SDI 노동조합 설립 방해 문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관련기사 : 삼성SDI 관심사원 지정해 '감시'... 상급자는 전향 시도 )

앞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지난 2002년 작성된 노조 와해 문건을 삼성SDI 관계자에게 제보 받아 분석작업을 거친 후 지난 2014년 8월 24일 1차분을 공개했고, 그 내용은 <오마이뉴스>에 단독 보도됐다.

'노조파괴공작'과 판박이

공개된 문건의 제목은 '2002년 부산 사업장 핵심 관심사원 현황'으로 작성된 시점은 지난 2002년 3월 11일 자다. 문건은 삼성SDI가 노동조합에 우호적인 직원 등을 '관심(문제)사원'으로 분류해 감시한 정황이 담겼고 삼성SDI는 이들을 담당하는 책임자까지 지정해 '전향 조치'를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문건에는 22명의 '관심사원' 실명과 소속, 그 인력을 맡을 책임 부서장을 실명으로 기록했다. 대상 인력의 개인별 역대 '전력' 현황도 상세히 적시했다.

소위 관심 사원 등에 대한 향후 조치 방안으로 '일대일 코디네이터를 활용한 상시적 관리', '현업에서는 정상적 업무를 부여하여 근본적 조직기강 바로 세울 것', '상기 인력에 대해 전향 조치시킬 인력과 전향 불가능 인력을 구분하여 2002년 방향을 설정하여 관리할 계획' 등이 제시됐다.

당시 명단에 포함된 이만신씨가 겪은 일은 검찰이 27일 발표한 삼성의 노조설립 방해 방식과도 유사하다.

이씨는 지난 1987년 삼성SDI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 설립을 시도했고, 회사 측은 1990년대 초부터 이씨를 17년 동안 해외파견근무를 시켰다. 이씨는 지난 2011년 10월에 한국으로 왔고, 회사는 2012년 6월 27일 그를 해고했다.

이씨가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하자 삼성SDI 측은 "이만신씨가 회사 임원진에게 지속적인 금전 요구와 협박을 했다"며 공갈협박 혐의로 형사소송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이씨는 2014년 8월 2일 형사소송 항소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 그해 10월 30일에는 해고 2년 4개월 만에 울산지법으로부터 해고무효소송 승소판결을 받았다.

김성환 위원장 "오늘 수사 결과는 시작... 전 계열사 조사해야"

당시 삼성일반노조는 삼성SDI 문건이 적어도 2001년부터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동자를 감시·사찰했으며 심지어 회사 측이 퇴직 노동자의 동향과 모임 활동을 파악해 문건으로 남겼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2014년 취재 당시 "12년이나 지난 오래된 것이라 (문건) 실체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며 "우리는 5년이 지나면 문건을 파기한다. 12년이 지난 것이라 그 문건이 실제 삼성SDI에서 나온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27일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오늘 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삼성 무노조 신화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검찰이 입수한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을 공개하고 언론이 취재에 나서야 제대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삼성 계열사로 수사를 확대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수사가 될지는 의문"이라면서 "이 참에 삼성SDI 등 모든 계열사에 대한 삼성의 노조 설립 방해 또는 파괴 실태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삼성노조파괴공작,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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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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