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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은 대전시가 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생태가 워낙 좋은 지역이 도심한복판에 위치하면서 생태섬으로 불린다. 그만큼 생태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위치이다. 120만 평의 대규모 도심 공원인 월평공원은 도솔산을 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전시 한 중심에 이렇게 대규모 숲이 보전되어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생태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생태섬 월평공원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쉽게 볼 수 없는 멸종위기종 등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주변에서 관심밖에 밀려 나가 있는 종도 있다.
 
지난 30일 월평공원을 지나는 길에 이렇게 관심밖에 밀려 있는 종의 죽음을 목도했다. 바로 땃쥐이다. 쥐라고 하면 협오스워 멀리해야 할 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쥐류 중에 땃쥐라는 종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현실일 게다.
 
그런데 땃쥐가 월평공원에 널브러져 죽어 있었다. 다른 쥐들에 비해 주둥이가 긴 땃쥐는 생김새조차 특이하다. 크기가 새끼손가락만 하니 매우 작은 쥐이다.
 
대전지역의 생태전문가는 '땃쥐는 산림이 양호한 숲에서 주로 관찰되며 도심의 숲에서 관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좋은 숲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종이 될 수 있는 종이란 것이다. 땃쥐의 서식 자체만으로도 월평공원이 매우 좋은 숲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산책로주변에 죽어 있는 땃쥐의 모습
▲ 죽은 땃쥐 산책로주변에 죽어 있는 땃쥐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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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땃쥐가 왜 죽있을까? 주변을 살펴보니 어렵지 않게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산책로 주변을 예초기로 제초하는 과정에서 미처 몸을 피신하지 못한 채 죽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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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색 산책로는 자연이 조화로아 자전거도 통행이 안되는 곳이다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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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가 된 지역은 자연스럽게 사람이 다니며 만들어진 길이다. 또한,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자연이 좋아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심에 잘 닦아 놓은 하천 주변 산책로의 경우와는 다른 곳이다. 도시의 산책로와는 다르게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인 것이다. 이런 길에 굳이 제초작업을 통해 사람의 불편을 줄여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1년에 4번 제초작업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하천관리사업소에 이미 보전지역이나 보호지역에 제초는 자제할 것을 이미 여러 차례 요청한 바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다니며 만들어진 길이다. 인위적인 산책로와는 다른 곳이다.
▲ 제초된 흔적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다니며 만들어진 길이다. 인위적인 산책로와는 다른 곳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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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예초기의 굉음이 마지막이 되었을 땃쥐는 월평공원의 생태를 그대로 입증해주는 지표종이다. 예초기를 돌려야 할 곳과 보전해야 할 곳을 이제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제초작업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놓인 길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길은 이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편안한 산책을 위해 제초가 필요한 공간은 따로 있다. 앞으로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를 희망해보며...


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땃쥐, #예초, #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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