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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7일 오후 1시 19분]

이석현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이석현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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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사찰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7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현 지식경제부 2차관)측의 이창화 전 청와대 행정관(현 국정원 복귀)이 2008년 상반기에 강남의 ㄷ 일식당에서 박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C&그룹 임병석 회장의 누나가 강남에서 운영하는 이 식당에 두 차례 방문한 게 표적이 됐다"며 "이창화팀은 전남 영광 출신인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왜 박 전 대표를 모시고 갔는지, 박 전 회장과 임 회장이 회동했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등을 알아내려고 ㄷ일식집 여주인과 종업원을 내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물증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며 "내가 이창화 전 행정관이 김성호 전 국정원장을 사찰했다고 폭로한 것과 같은 소스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성헌 "사찰 확인 어려우나 관찰하는 사람들 있다고 생각"

이와 관련해 친박계 핵심인 이성헌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와 "박 대표와 제가 2007년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이 끝난 뒤 9월 10일경에 ㄷ식당에 한 번 간 적이 있다"며 "경선 때 고생했던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강남의 여러 식당을 갔는데 그 중의 한 곳으로, 박 대표가 임병석 회장을 만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식당이 임 회장과 관련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경선 실무자 4명과 같이 가서 식사했을 뿐이므로 박 대표는 식당 이름이나 장소 등 기억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ㄷ식당 방문 시점과 횟수가 이 의원이 밝힌 것과는 달리 2007년 9월 한번뿐이고, 박 전 대표와 임 회장이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관계에 대해 설명했으나, 사찰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사찰 사실을 확인하기 힘들다"며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의 움직임에 대해 세밀하게 보호관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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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는 임 전 회장을 ㄷ일식당에서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 회장이 누구에요?", "거기가 어디에요?"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석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제보의 내용은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그렇게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며 "박 전 대표를 사찰한 이유가 두 사람의 회동여부와 대화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성헌 의원의 해명대로 박 전 대표가 이 식당에 2007년 9월에 간 것이 맞다면, 당시는 참여정부 시절로 이창화팀이 만들어지기 이전이라는 점에서, 이석현 의원의 폭로는 설득력을 잃게된다. 이에 대해 이석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2008년 상반기에 또 ㄷ식당에 갔을 수도 있고, 이창화팀이 과거에 있었던 일을 2008년 상반기에 파악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찰의혹은 지난 2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이성헌 의원은 당시 언론인터뷰에서 "작년에 내가 박 대표에게 어느 중진스님을 소개해서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 후에 그 스님께서 항의전화를 걸어 '왜 만난다는 사실에 대해서 정부기관에 얘기를 했느냐"고 하더라"고 밝혔다.

"무더기 사찰서류 감춰 논 장소도 알아"

이석현 의원은 또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전 조사관의 수첩 중 7쪽 분량을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철 전 철도공사 사장,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복지부 인맥, 민주노총 등에 대한 사찰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원충연의 수첩이 두꺼운 것 같다. 2008년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출범이후 사찰했던 내용들이 깨알같이 적혀있다"며 "그해 후반 노조동향, 구성원 성향, 기업 임원의 판공비 액수, 핸드폰 도청내역, 세무조사, 누구를 밀어내기 위해 누구를 압박해야 한다는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행위가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말기의 이세웅 한적십자사 총재를 밀어내려 했고 결국 2008년 9월에 밀어 내렸는데, 그를 청와대 민정쪽에서도 조사하고 있으므로 '2B'입장에서 조금 더 정확한 자료를 빠르게 조사해야 하고 이중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메모가 있다"며 "총리실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B'라 지칭된 청와대 실세의 사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B'의 실체에 대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 보인다"면서 "(이 대목은) 민정쪽보다 이 비서관에게 더 빨리 자료를 달라는 요구로, 민정에는 형식적으로 보고해서 이중 플레이를 하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의원은 또 "철도공사 사장을 사직한 이철씨와 관련해 핸드폰 도청내역을 열람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는데, '참여연대 밀착지원'이라는 문구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파악하기 위한 내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김근태 전 장관의 장관재직시절 인맥들도 조사한 것으로 나오는데 왜 이런 걸 조사했는지 모르겠다"며 "김근태 밑에 똘마니는 누구누구고, S대 사회학과 누구누구가 라인이다, 이런 얘기가 들어있고, 아무개는 차관 경질설 있을 때 김근태씨가 옹호했다 이런 내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배포한 '원충연 수첩'자료에는 이밖에도 민주노총의 정파구조에 대한 분석이 들어있고, 철도노조의 조합비 인상 내역, 운동단체들인 한국진보연대와 '다함께'의 동향 등도 적시돼 있다.

민주당은 이석현 의원의 이번 폭로를 통해, 연평도사건으로 가라앉았던 여권의 사찰의혹 문제를 재점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은 이날 "사찰서류들을 무더기로 감춰놓은 장소를 알고 있다"며 "검찰도 이걸 모르고 있다고 하는데, 국정조사를 하면 이 자료들을 통해 사찰에 대한 책임을 묻고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석현 의원이 공개한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의 수첩 사본(총 7장).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석현 의원이 공개한 원충연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의 수첩 사본(총 7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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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근혜, #이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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