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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일) 오전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요. 너무나도 정직하고, 순수하게 반응하는 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 저도 1학년이 된 것만 같습니다. 저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할 때마다 이 아이들의 꿈이 보입니다. 제 교육을 통해 이 아이들의 꿈과 생명이 지켜지길 기도하며 진행하지요.

 

 

그런데 항상 교육을 할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학교를 돌아다니는 동안 저를 제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학교 내부에서 이동하는 10여분 동안 저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있었던 "김OO 사건"의 악몽이 떠오른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중고등학교만 해도 외부인이 오면 아이들이 먼저 반응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아이들 특히, 저학년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주 김OO 사건도 있고해서 보건 선생님과 얘기를 했습니다. 다행히 얘기를 들어보니 이 학교는 CCTV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또 선생님도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셨습니다. 그나마 좀 안심이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러지 못한 학교들이 더 많습니다. 적어도 제가 교육하러 갔던 학교는 상당수가 그랬지요. 해마다 1000여건 이상의 아동성폭력 중 200여건 이상이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죠. 상식적으로 보면 우리 아이들은 가정보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저는 학교를 개방하여 지역사회에 그 기능을 환원하는 것도 좋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문자가 적어도 한번 거쳐가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학교 정문을 다 열어 두는 건 차량 통과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 역시 외부인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그냥 보낼 수가 있는 건지 저는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웬만한 아파트도 차단장치를 설치하거나 외부차량 또는 외부인이 경비실을 한 번쯤 거쳐가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캐나다의 경우는 아무리 부모라해도 반드시 인터폰을 통해 연락을 해야지 직접적으로 교실에 들어갈 수는 없게 되어 있습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는 아동 성범죄자는 학교 주변을 아예 다닐 수 없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단 학교 관계자를 한번 거쳐야 하고, 우범자는 아예 접근을 못하게 하는 거지요.

 

 

저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위험할 수 있으나 학교가 가장 위험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초인종을 눌러야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학교는 너무도 개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입구에서 아이들의 통학이나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를 배치하거나 최소한 차단장치 정도는 설치되는 것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라이프]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동성폭력, #김수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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