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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니 역시나 딸아이가 반겨줍니다. "아빠~아빠~" 하면서 발을 동동 구릅니다. 얼마나 예쁜지요. 꼭 끌어안아 주며 저 역시 "건희야~" 하며 이름을 불러 줍니다.

 

집에 도착해보니 마침 아내와 딸아이는 저녁 식사 중이었습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상에 밥을 차려 먹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맛난게 있는 밥상은 아니지만 조촐한만큼 행복이 가득 담긴 저녁 식탁이었습니다.

 

제 밥을 갖고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의 밥그릇을 보니 밥이 거의 처음 그대로인 듯 깨끗해 보였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였습니다. 평소 아침은 많이 안 먹어도 저녁은 잘 먹는 녀석이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 보니 이제는 아예 혼자 자리를 깔고 누우려 합니다. 담요가 말려 있는 곳에 머리를 두고 축 처진채 누웠습니다. 순간 느낌이 왔지요. 이거 뭔가 이상했습니다.

 

딸아이의 손과 머리를 다시 만져 보았습니다. 이런. 불덩이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 녀석이 밥 먹는 시간에도 이렇게 조용하고, 심지어 이른 저녁임에도 자리에 누워 아무 말도 없었던 것입니다. 평소 같으면 제 품에 안겨 밥도 먹고, 같이 목욕도 하고 했을 녀석인데 말입니다.

 

아내와 얘기를 나눠보니 엊그제 밤부터 있던 열이 오늘은 어린이집에서도 계속 있었다 합니다. 이거 안 되겠다 싶었지요. 재빨리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알고 보니 목에 염증이 생겨 열이 난 것이라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건희,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네~"

 

헛...^.^;;

 

그래도 혹시나 싶어 동네 마트에 잠깐 들렀더니 쥬스와 껌을 얘기합니다. 평소 같으면 잘 안 사주지만 어제는 특별히 쥬스 한통과 자일리톨 껌 한통을 사서 돌아왔습니다. 하하, 이 녀석 껌 한두개 씹더니 그새 아픈 걸 다 잊은 것처럼 좋아하네요.

 

어린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해지거나 얌전해진다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제가 강사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자주 아프는 아이들은 확실히 공부도 약하게 되어 있고, 반대로 건강하게 바르게 자라는 아이들은 잠시 성적이 안좋아도 고학년으로 진학할 수록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 때 가장 예쁘고,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라이프]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육아, #가정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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