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9월부터 대두되었던 전북 우석재단 비리 의혹과 관련 우석대학교 학생들이 일부 비리 사실을 밝혀내고 '재단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우석재단 서창훈 이사장이 지난해 11월과 12월 전주문화방송이 내보낸 재단비리 의혹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자 이 학교 학생들은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MBC를 고소하라!"고 맞서고 있다.

전주문화방송은 지난 해 11월 1일과 29일 "우석재단 전 이사장 서정상 씨 소유의 서울 양평동 '삼화 엘디'를 서씨의 아들이자 현 재단 이사장인 서창훈(전북일보 사장) 씨 등이, 우석대학교 학생들의 등록금 수십억원을 빼돌려 경락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12월 19일에는 "서창훈 이사장이 우석대학교의 등록금 60억을 빼돌려 아버지인 서정상 씨가 대주주로 있는 전북 익산 소재의 삼화신용금고의 증자에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MBC의 보도 이외에도 우석대 학생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학내 공사를 서창훈 이사장의 친구인 김모 씨가 사장으로 있는 'Y토건'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독점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려 서 이사장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단비리 진실규명에 대한 요구는 이 학교 학생들만의 목소리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한동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기관에 보내진 '우석대학 교직원 일동'이라는 익명의 호소문에는 "재단의 자금유용사례가 이뿐만이 아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우석재단 비리 사건은 의혹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 의해 하나둘씩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재단 소유의 전북일보 신문사 직원 6명을 대학소속 직원으로 위장하여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지급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학교측에서 지난해 12월 1일 이를 일부 인정하는 공문을 학생들에게 보낸 것이다. 이로 인해 학교측은 파견직원 5명에 대해서는 사표처리를 했으며 그 동안 지급된 비용은 학교에서 재수령하기로 학생들과 약속했다.

게다가 학생들은 "삼화신용금고 장모 사장이 학교 등록금으로 증자를 했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녹취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석재단측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재단비리 관련 내용을 전면부인하고 있을 뿐 별다른 대처를 하고 있지 않다. 또 학교의 한 관계자는 "재단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대응은 지난 해 12월 5일 학생들이 학내에 붙여놓은 '재단비리 규명촉구' 선전물을 교직원 40여명을 동원해 강제 철거하는 정도였다.

우석대학교 이승희(회계4) 총학생회장은 언론에 학교의 등록금 유용 의혹이 보도되자 이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사장은 '모든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들의 농간이다'고 말한다. 그럼, '그렇게 결백하다면 왜 학교명예를 실추시킨 MBC를 고소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사장은 'MBC는 거대 공룡이기 때문에 지금은 때를 보고 있다'고 대답하는 정도다. 한 언론사의 사장이라는 사람으로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고소하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안 된다고 막았다."

이승희 총학생회장은 재단과 이사장의 불분명한 태도에 대해 학생들만큼은 명확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영방송이기는 하지만 20여 년 간 뿌리내려온 우석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킨 MBC를 고발해서 학교의 명예를 찾겠다. 그러나 만일 이사장의 말이 거짓이라면 전체 학생들이 나서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서창훈 이사장을 우석대학교 절대군주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 MBC를 고소하지 못하는 건 서창훈 이사장이 비리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하여 더욱 더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MBC를 고발하겠다고 나선 학생들은 그러나 재단비리 사실이 일부 사실로 밝혀지면서 재단비리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쪽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13일 오후 2시 우석대학교를 비롯 도내 대학생 160여명은 전주시 코아 백화점 앞에 모여 '대학등록금 문제해결과 우석재단 비리의혹 진실규명을 위한 촉구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또 집회장에서 전북일보사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셔터가 내려진 신문사 앞에서 서 이사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서 이사장은 자리에 없었다.

이에 앞서 우석대학교 학생들은 '재단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20여일 째 본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등록금을 불법적으로 이용해 증자한 점을 규탄하기 위해 1월 18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익산 삼화신용금고에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또한 우석대 총학생회는 오는 15일 서창훈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을 할 예정이며 금융감독위원회에 익산 삼화신용금고의 계좌추적 요청과 교육부에 특별감사 요청,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북일보와 우석대학교의 내부거래 고발을 준비중에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