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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개발하고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연일 쟁점이다. 지난 3~4월 일본 총무성은 네이버의 자국 내 개인정보유출을 핑계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했다. 더 나아가 그동안 네이버가 갖고 있던 합작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고 한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비율이 50대 50이기에 소프트뱅크에 1주라도 넘어가면 네이버는 LINE의 지배력을 잃게 된다. 

일본 정부가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압박이기에 한국에서도 정부가 나서야 하지만 현재까지 외교부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LINE은 일본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LINE 사용 인구만 2억 명에 달한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LINE과 관련 사업을 모두 일본에 넘겨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KBS [탐사K] ‘7광구’ 산유국 꿈 이대로 깨지나…' 에서 화면 갈무리
▲ 7광구 KBS [탐사K] ‘7광구’ 산유국 꿈 이대로 깨지나…' 에서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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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사이에는 보다 더 오래되고 큰 쟁점이 있다. 2028년 6월 22일 이후 소유권 분쟁이 벌어질 게 확실한 7광구다. 기자는 2020년 8월 27일 "한일전의 끝판왕, 제주 남쪽바다 '7광구'쟁탈전"(https://omn.kr/1oq1n)이라는 제목으로 '7광구, 한일공동개발협정'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 후 4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 한국과 일본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정권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고 일본은 스가 총리를 거쳐 기시다 정권이다. 위안부, 강제징용 등 여러 현안에서 일본과 각을 세웠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친일 행보를 보인다.

가까워진 한일 관계에도 불구하고 3년 후 양국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7광구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는 7광구를 대하는 한국과 일본의 입장 차이가 무척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1982년 해양법이 바뀐 후 하루라도 빨리 7광구를 탐사하여 석유나 천연가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는 일본은 급할 게 없는 모양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2028년 6월 22일은 7광구, 한일공동개발 협정(이하 협정)이 종료된다. 그보다 앞서 2025년 6월 22일은 한국과 일본이 7광구를 공동 개발 하기로 한 협정을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종료시킬지를 상대국에 통보하는 날이다. 현재까지 7광구 탐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태도를 보면 협정을 종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은 협정이 종료되기 전에 최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7광구 탐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일본에 내용증명을 보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2028년에 협정이 종료되고 국제 재판소에 갔을 때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전망이 밝지 않다.

일본의 입장은 한결같다. 7광구 탐사에 소극적이다. 협정 체결 후 초기 탐사에서 소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나오긴 했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십 년이 지났지만 탐사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본심이 아니다. 일본 언론과 방송에서는 2028년 7광구가 일본의 영유권이 된다는 식의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2028년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은 바뀐 해양법을 근거로 동중국해의 배타적 경제 수역을 차지하려고 들것이다. 중국이 주장하는 동중국해 배타적 경제수역을 보면 7광구의 상당한 부분이 포함된다. 더구나 중국은 7광구가 석유 자원뿐만 아니라,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로서 중요한 수역임을 잘 알고 있다. 

이제 4년 남았다
 
 KBS [탐사K] ‘7광구’ 산유국 꿈 이대로 깨지나
  KBS [탐사K] ‘7광구’ 산유국 꿈 이대로 깨지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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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2028년이 되면 7광구는 한중일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무력시위나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해양법이 바뀌었기에 객관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중국은 2028년 6월 22일 협정이 종료되고 나면 7광구의 일부라도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다. 그 분쟁을 핑계 삼아 숙원인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꾀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을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한일 간의 공동개발협정을 연장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국익, 즉 태평양 전략에도 이롭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 사안을 의제로 삼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

여론전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7광구 문제를 알게 하고, 외교부 등이라도 떠밀어서 일본과 적극적으로 7광구 협상을 하도록 해야 한다. 경제성을 떠나 7광구는 동북아시아의 외교, 안보에서도 중요한 위치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로서 중요한 수역이다. 미국에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7광구 탐사와 개발이 힘들다면, 미국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최소한 외교, 안보 차원에서라도 7광구를 동북아시아의 평화수역으로라도 설정해야 한다.
   
호주와 동티모르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레이터 선라이즈 유전이다. 호주와 동티모르 사이에도 한국과 일본처럼 큰 대륙붕이 존재한다. 해양법이 바뀌기 전엔 호주가 유리했지만 이후엔 동티모르가 유리해졌다.

즉 호주가 한국, 동티모르가 일본의 입장이다. 동티모르가 호주를 상대로 해양 경계획정을 위한 유엔해양법협상상 조정을 신청했고 호주가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조정 절차를 통하여 2018년 3월 6일 해양 경계를 최종 확정하는 조약을 체결하였다. 

7광구에는 얼마나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까? 누구도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서 발표한 주요 자원부국현황과 비교하면 7광구엔 러시아 흑해 유전과 맞먹는 약 1000억 배럴의 석유 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한일간 협정이 종료되기 전 탐사를 해서 석유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대로 협정이 종료되고 7광구를 일본과 중국에 빼앗긴다면 현재 네이버의 LINE 지분을 일본에 넘겨주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제와 외교 그리고 안보 측면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일본은 항상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위안부나 강제징용은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다. 하지만 7광구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심지어 중국이 낀 미래의 문제다. 2028년 6월 22일. 이제 겨우 4년 남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인철 시민기자의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태그:#7광구, #LINE, #소프트뱅크,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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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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