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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출판한 심훈작 소설상록수(오른쪽 윗쪽 첫번째)
 북한에서 출판한 심훈작 소설상록수(오른쪽 윗쪽 첫번째)
ⓒ 김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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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의 최용신 기념관 전시실에 여러 권의 소설 <상록수>(심훈 작) 단행본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 북한에서 출판된 소설 <상록수>도 전시되어 있어, 기념관 관계자에게 문의하였더니 '현대조선 문학선집' 31호로 선정하여 '문학예술출판사'가 2004년에 출판한 책이라고 알려주었다.

전시된 책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궁금했는데 최근 (사)심훈상록수기념사업회가 2014년 출판한 '한국 인간 상록수 전기'에서 '북한에서는 장편소설 상록수를 현대조선 문학선집 31호로 선정하여 문학예술출판사에서 292쪽에 달한 책을 발행했다'는 소개 글을 발견했다. 출판 소설의 머리말에 쓴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부 부장인 은종섭 교수의 글을 그대로  전했다.

'소설 상록수는 일제식민지 통치 밑에서 농촌계몽운동에 나선 지식청년들의 활동이 특색 있게 그려져 있어 김일성 동지가 '세상에 널리 자랑할 만한 문학적 재부를 창조하였다'고 칭찬했다.'

남한에서 인기 있는 소설 <상록수>가 북한에서도 청소년에게 권장도서로 널리 읽혀진다는 것을 확인하니 새삼 동질감이 느껴졌다. '남과 북에 이렇게 공유하는 문학작품과 정신문화도 있구나!'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5·24조치 이후 정치, 군사적 대립구도는 더욱 강화되고 남북 대화는 꽉 막혀 있다. 남북통일은 한낱 신기루 같아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 없이는 쪽박이 될 수도 있다"고 한 말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자.  민족 최대의 과업인 남북통일은 전쟁으로 인한 공멸이 아니라 민족 번영으로 이뤄야 한다. 남북 대치가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접근 가능한 공유점을 찾아내서 동질성을 회복하는 노력을 차분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우선은 합의 가능한 문화, 예술, 체육 교류를 더욱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한이 공유하는 일제시절 농촌계몽운동과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인 채영신과 사회주의자 박동혁(충남 당진시)의 러브스토리를 테마로 형상화한 심훈작 소설 <상록수>는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과 통일을 이끌 큰 문학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의 모델이 된 여주인공 최용신은 실제 북한 원산이 고향이다. 처녀의 몸으로 남한(경기 안산시)에 와서 헌신적인 농촌계몽운동을 펼치다 과로와 굶주림으로 26세의 나이에 순국한 독립유공자이다.

남북 공동으로 소설 <상록수>와 그 모델들의 행적을 발굴하고, 고향인 남과 북의 산천을 배경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영한다면 한 민족임을 확인하는 뜻있는 광복70주년 공동행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소설속의 박동혁과 채영신 그리고 실제인물 최용신이 실천한 상록수 정신을 민족의 자산으로 정립하여 통일조국의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자.


태그:#상록수, #최용신, #심훈, #통일, #김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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