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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군 대강면 죽령 매바위마을(용부원3리) 입구의 늦가을 풍경이다.
▲ 매바위 마을 단양군 대강면 죽령 매바위마을(용부원3리) 입구의 늦가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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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바위 마을은 텃골 언덕 너머 양지바른 마을이었다. 위로는 5번국도가 돌아나가고 아래로는 중앙고속도로가 가로지르는 아늑한 양지 마을이었다.

이곳은 20여 호가 옹기종기 모인 아름답고 정겨운 마을이었다. 경사진 돌담길을 따라 계곡의 실개천이 돌아나가고, 바위와 감나무와 촌락의 건물들이 서로 조화를 이룬 진정 그림 같은 마을이었다. 아! 이보다 더 전통적인 산촌마을의 모습이 있을까? 이보다 더 아늑한 촌락이 있을까? 아마도 이 모습들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6호'로 선정된 이유인가보다.

이 마을 입구 도로가에는 가게가 두 곳 있었다. 죽령 농원과 소백산 특산물 판매장이다. 죽령농원은 이규상씨가 직접 생산한 사과와 메주를 판매하는 곳이다. 이씨는 "우리 집 사과를 한 번이라도 먹어본 관광객들은 무조건 주문을 합니다. 그 이유는 '이곳이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클 뿐 아니라 일조량이 많아서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랍니다"라고 말했다.

대강면 용부원3리 5번국도변의 농산물 직판장이다.
▲ 매바위 농산물직판장 대강면 용부원3리 5번국도변의 농산물 직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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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로 옆 소백산 특산물 판매장에는 사과, 마, 산삼, 장뇌삼, 더덕, 산나물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인심 좋은 이곳 주인 박양옥씨는 오시는 손님마다 약초차 한 잔씩을 대접한다. 나도 한 잔 얻어 마셨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오묘한 맛과 향이 입 안을 진동시킨다. 옆에 계시던 우정덕 이장께 이곳 마을의 유래를 물었다. 그는 '매'를 닮은 바위가 있어 '매바위'라고 불렀다는 것 외에는 잘 모른다고 한다.

매바위마을 소백산특산물판매장의 인심 좋은 박양옥씨다.
▲ 소백산특산물판매장 매바위마을 소백산특산물판매장의 인심 좋은 박양옥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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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천년고도의 길목마을은 그 역사를 입증할만한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문화유적은 물론 유물 한 점도 없었다. 오랜 역사가 흘러오는 동안 수차례의 전쟁이 스쳐갔고, 모든 것이 파괴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윤 회장은 파괴되지 않은 무형문화재가 남아 있다고 한다. 그것은 이 마을의 전래 동요 '실구대소리'와 '찐득이타령'이다. 이 가운데 '실구대소리'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음악교과서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래동요로 소개되고 있다.

이 '실구대소리'와 '찐득이 타령'은 1971년 이 마을 주민 고 김규룡씨로부터 채집되어 널리 알려진 것으로, 1975년 서울에서 열린 제16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무형문화재라고 한다. 이 동요들은 선율이 뚜렷하고 가사내용의 해학성에 그 특징이 있다고 한다.

윤 회장이 '실구대소리'와 '찐득이타령' 가사를 내게 건네줬다.

죽령산신당 언덕에서 내려다 본 매바위마을 전경이다.
▲ 매바위마을 전경 죽령산신당 언덕에서 내려다 본 매바위마을 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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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윤 회장에게 "천년고도의 길목에 위치한 이 매바위마을에 그 옛날의 '원'(장림역에 딸린 국립숙박시설)을 재현해놓고 옆에는 조그마한 초가집 전시관을 마련하여 죽령 고갯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한 편으로는 '실구대소리'와 '찐득이타령'이 구성지게 흘러나오게 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전통마을이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실구대 소리와 찐득이 타령

[실구대 소리 (충북도 민요)]
실구대 실구대 실구대 틀이 늘어가네
앞뜰에 일 나간 엄마 빨리 돌아오소
꼬꾸대 꼬꾸대 꼬꾸대 틀이 늘어가네
앞뜰에 일 나간 아빠 빨리 돌아오소
절이세 절이세 배추김치 절이세
앞뜰에 일 나간 아빠 엄마 돌아오소
꼬꾸대 꼬꾸대 꼬꾸대 틀이 늦어가네
갈보야 빗첩 저리세

['실구대소리' 해설]
실구데 실구데 하는 것은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아 틀을 만들고 밀면서 당기고 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꼬끄데 꼬끄데 꼬끄데' 틀이 늦어가네는 밤이 너무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부지런히 일하려는 사람들의 조바심의 표현이다. 좀 빠른 12/8박자에 굿거리 장단이 맞고 4~5장단의 유절 형식으로 된 경쾌한 노래이다. 선율은 미·솔·라·도로 구성되었다. 마땅한 놀이터나 장난감이 없던 옛날에 손에 손을 잡고 단순한 동작으로 웃으며 부르던 동요이다. (한국민속문화대백과 참조)

['찐득이 타령' (충북도 민요)]
찐득아 찐득아 뭘 먹고 살았니
오뉴월 염천에 쇠부랄 밑에
듸롱대롱 달렸다가 뚝 떨어지니
질로 가는 행인이 찔끔 밟아
시커먼 피가 찔끔 났네.

['찐득이 타령' 해설]
찐득이의 생태를 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는 이 노래는 미·라·도 3개의 음으로 구성된 가락인데, 짓궂은 아이들이 혀를 쩝쩝거리며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노래를 부르며 남을 웃기기에 적합한 가락으로, 우리 민족의 소박한 감정과 은유, 해학을 느낄 수 있다. 또 이 노래는 12/8 박자로 자진굿거리 장단이 제격이며 반 장단은 부르고 반 장단은 입술 타령이다. (한국민속문화대백과 참조)




태그:#죽령, #김경진의 죽령답사기, #전래동요마을 , #매바위, #실구대소리 찐득이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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