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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9일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메운 혁명의 물결 2011년 1월 29일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 Ahmed Abd El-Fat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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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군부 정권에 비판적인 <알 자지라> 등의 언론을 제외한 절대다수의 이집트의 관영 언론과 사영 언론은 무르시에 대한 비판과 군부에 대한 찬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군부의 집권 이전까지도 무르시 정권의 민주주의의 확립을 예찬하고 즉각적으로 무르시 정권의 정책을 평가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인 상황이 되었다.

한편 무함마드 무르시 과도 정권의 축출 이후 엘시시 군부 정권의 재집권 이후 바로 지난 8월 19일, 30여 년간 독재자로 군림해온 호스니 무바라크는 석방되었다. 군 출신 독재자 무바라크의 축출 이후의 무바라크의 잔존 세력과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의 현재 이집트 군부 정권 사이의 정치적 결탁이 드러난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집트 군부 정권은 정치·종교적으로 반대편인 <알 자지라> 방송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집트 경제부처 장관 또한 <알 자지라> 방송이 불법적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비난했다.

<알 아흐람>이라는 언론에서 이집트의 주가 폭락으로 인한 시가 70억 달러 규모 이상의 손실은 무슬림 형제단의 폭력에 대한 공포로 인한 것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 지금도 군부의 폭압적인 살육의 여파로 무슬림 형제단의 동맹 단체들이 가두 시위에 참여할 것을 취소한 것에 대해 무슬림 형제단이 군중을 동원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유수의 이집트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반면 <알 자지라>는 지난 18일, 중동에 관한한 전문가로 알려진 13명의 석학에게 이러한 격동의 이집트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고 나섰다. 일련의 이집트 사태에 대해, 단연 이집트 민주주의의 향방이 화두였다. 그 외에도 이집트 사태가 종교 갈등의 프레임에서 비춰지는 문제, 엘시시 군부의 학살 문제, 이집트 사회 내의 심각한 정치·종교적 양극화 문제, 엘바라데이 부통령의 사임 문제 등이 거론되었다.

<아랍 민주화를 다시 생각하면서>의 저자인 라르비 사디키 카타르대학교 교수는 한마디로 "이집트는 엉망이다"라며 운을 뗐다. 그리고는 덧붙여 "그 책임은 소위 '아랍 자유주의 세력'으로 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군부는 '하자가 있는 상품'이며 이집트의 민주화에 해만 더 끼쳐왔다"고 지적하면서, "그들만의 '자유주의'는 이란을 폭살시키고 이슬람주의자를 추방하고 반민주주의자와 잠을 자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위 '자유주의' 세력은 헌법주의나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통치를 벗어나 그들의 쾌락의 포만감만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현재 이집트 군부의 불법성과 반민주주의적 행위를 규탄했다.

사하르 카미스 전 카타르대학교 매스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가 종교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에 대해 "분명히 해두어야 할 중대한 오해 중 하나는 이번 위기가 무슬림 형제단과 군부 사이의 문제라는 프레임"이라고 언급했다. "민주적 절차에서 탈선한 국가의 부당한 억압과 광범위한 폭력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일반 시민이 특정 정치 종교 단체와 은밀히 연결지어져 그 성격이 규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참여 민주주의'를 확립하려던 무르시 정권을 몰각시킨 뒤 비민주적으로 집권하고 인권을 몰살하고 있는 이집트 군부가 '자유주의'로 참칭되고 있다"고도 역설했다. 더해서 "이를 위해 '다시는 군부가 임의로 '비상 사태'를 선포해 군사 통치 상태에 빠뜨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정치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차이를 초월한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격동의 이집트 : 끝나지 않은 혁명에 관한 에세이>의 저자 아델 이스칸다르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는 "이성을 잃고 정신분열증에 빠져 제대로 된 저널리즘이 사라진 이집트에 온 걸 환영한다"며 친 무르시 세력의 시위에 대해 극단적으로 편향된 현 이집트 언론의 보도행태를 조롱했다. "비폭력·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학살, 무슬림 형제단에 대한 군·경의 광범위한 보복성 공격, 무슬림 형제단의 '신성' 담론이 현저히 묵살"되고 있는 현재 이집트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필리스 베니스 워싱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이집트 사태에 대해 "현재 이집트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끔찍히 분열되었다. 피바다가 되어버린 오늘까지도."라며 이집트 사회의 정치·종교적 분열 문제을 짚었다.

그녀는 "이집트가 겪을 두 가지 성장통"이 있다며 "첫째로, 미국의 원조 관계를 긴밀히 맺어온 무바라크 정권의 이익집단과 반 무르시 세력의 극복"을 언급했다. "둘째로는 이집트 시민의 기억 속에서 절대 퇴색되지 않을 2011년 1월 25일의 이집트의 민주화를 위한 단결에서 목격했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국가를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참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군부냐 혁명이냐 논쟁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마흐무드 맘다니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겸 매커리리사회연구소장은 운을 떼는 한편, "무르시 정부의 복원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도 평가하면서 이집트 민주주의의 가능성에대해 언급했다. 앞으로는 "6월 30일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채웠던 수백만의 인파가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열망했듯이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행진의 또 다른 이정표'를 위해 '도덕적 용기와 정치적 통찰'의 경험을 가진 지식인과 젊은이들의 민주화 운동의 흐름이 하나 된 새로운 연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존 에스파지토 조지워싱턴대학교 교수는 "엘바라데이는 자신의 노벨상을 더럽혔다"며 현재 이집트 사회의 정치·종교 갈등의 양극화를 결과적으로 심화시킨 노벨 평화상 수상자였던 엘바라데이 전 부통령의 사임문제를 거론했다. 무바라크의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이 다시금 엘시시 군부 정권으로 이양된 현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은 현재의 이집트 군부에 대해 어떤 형태의 원조라도 잘라낼 수 있는가"라며 규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이집트 민주화가 가야할 유일한 길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스스로 재건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역사학자인 디팍 트리파티 영국왕립역사사회학회 선임연구원은 "심각하게 갈라진 한 커다란 국가에서 당국은 군부가 찾는 전체적인 통제가 어렵다는 것을 곧 알게될 것"이라며 깊어진 이집트 사회의 정치·종교적 분열을 지적했다. 또한 "이집트 군부가 갓 태어난 민주주의를 쿠데타로 산산조각 내버렸다"라며 "무슬림 형제단이나 반 군부 세력은 '지하'로 향하는 선택 밖에는 더 이상 없다"고  진단했다. 더해서 "워싱턴과 카이로에 설립된 군부와의 긴밀한 접촉은 미국에 대한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며 반미 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이집트 사태를 논평했다.

마크 레빈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교수는 "'빵, 자유, 존엄성과 사회 정의'에 대한 갈망은 새로운 정치적 연합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무바라크가 겪은 '인과응보적' 민주주의의 도전과 열망이 식지 않을 것"이라고 이집트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논평했다. "지난했던 30개월의 우회 끝에 이집트는 다시 '예외적인' 상태에 처했다"고 지적하면서, "시민이 이러한 급박한 정치적 광경을 보고 진정한 혁명 세력이란 바로 그들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행동해야만, 비록 위험하더라도 진정으로 체계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

리처드 포크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 교수는 "포용가능했고 예측가능했던 친 무르시 세력의 순교적 행위는 국가의 테러라는 잔인한 쇼프로로 막을 내렸다"라며 현 이집트 엘시시 군부의 "피와 보복으로 얼룩진" 폭압적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윤리적 신뢰를 보여줄 유일한 정치적 행동은 엘시시 군부의 부당성을 무조건적으로 규탄하는 것이다"라며 "현재 일련의 이집트의 사태에서 군부의 '정치적 부당성'을 극복할 것"을 이집트가 가진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사라 마우사 미국 알 자지라(AJE) 정규논설위원은 "오늘의 학살이 젊은 혁명 세력에 대한 이전의 것들 보다 훨씬 큰 규모였지만, 야만성의 측면에서 예외적이지 않다."라며 이집트 군부의 학살적 행위를 지적했다.

또한 "매체가 이집트 시가지의 시위대를 '무장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것에 좌절"을 느꼈다며 "라마단 이후 허겁지겁 간식을 즐기며 자신들의 관점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졌던" 시위대를 회고하기도 했다. "젊은 혁명가들이 군부의 '국가 보안' 명분을 이유로 희생되어온 무바라크 시기 이집트의 과거"를 꺼내면서 "'국가 보안의 잔혹성'이 희생자만을 남겼다"며 '신성'을 상징하는 "'흰 소'는 죽었다"라고 논평했다.

마이클 허드슨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중동연구소장 겸 조지타운대학교 명예교수는 "무르시 정권과 이슬람 형제단은 다원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절차로 이집트를 정상화할 기회를 놓쳤다"며 이집트 민주화의 향방에 대해 지적했다. "예측가능했던 최근의 유혈 사태는 실제로 희생자들의 장기 기관이 빠져나올 정도로 폭압적이었다"면서 "사회적이고 종파적인 분열에 불을 질렀다"고 현재 이집트 사회가 겪고 있는 정치·종교적인 분열 양상에 대해 논평했다.

덧붙여 "지금이 미국이 '무너진 이집트에 대한 적확한 언어적 규탄'과 '군사 원조의 유예'로 상황에 압력을 넣어야하는 때"라며 미국의 중재를 역설하기도 했다.

대니얼 레비 유럽 이사회 외교부(ECFR) 중동·북아프리카 부장은 "지금 이집트는 유례없는  양극화를 겪고 있다"면서 이집트의 정치·종교적 분열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그는 최근 군부의 폭압때문에 "군부, 형제단, 타흐리르 시위자 삼각 구도에서 유지되었던 최소한의 균형 조차 붕괴되었다"고 논평했다.

그는 이어서 이집트 군부의 수장인 "엘시시를 민주주의의 길로 인도할 과도적 지도자라는 생각은 기념비적인 실수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학살의 참혹한 현장이었던 "알 나흐다와 라바 광장에 먼지가 쌓이고 피가 씻겨져 간 뒤에도 그 전율은 이어질 것"이라고 이집트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논평했다.

압둘라 알 아리안 카타르외교대학 및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이집트를 수십 년간 절룩거리게 했던 독재 정권에 대한 혁명은 권위주의의 재탄생으로 멀어져가고 있다"며 이집트 군부의 정당성에 대해 비판했다. "혁명 이후로 승리의 결실이 유예되면서 기다림이 길어지자 이집트 시민들은 느긋하게 앉아서 결실의 찌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집트 민주화의 격동을 방관하는 이집트 시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그는 현재의 군부 정권이 고착화되어 가는 양상에 대해 "민주화 혁명의 반동 세력의 성공으로 희생되는 것은 무슬림 형제단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과 법치를 갈망했던 모든 이집트 시민이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후퇴를 예견했다. 나아가 그는 "군부에 대한 지지가 높아져버린 현 상황 속에서, 당장 손에 닿는 현재 위기의 해결책은 민주적인 '절차적 교정'이 아니라 시계를 되돌려 혁명이 아직 채우지 못한 희망을 채우기 위해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알 자지라> 'Experts reflect on Egypt's turmoil'를 참고했습니다.



태그:#이집트 사태, #아랍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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