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8일 토요일. 필자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열다섯 번째 졸업식이 열렸다. 교육과정기획부장인 나는 왜 토요일에 하냐는 많은 사람들의 눈총을 받아가며 졸업식을 토요일에 고집했다. 직장의 눈치를 봐야하는 아빠들과 맞벌이 가정을 위한 배려였다. 선거 시즌이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은 물론 많은 가족들이 참여했다.
올해 졸업식은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1,2부로 나누어 "감사와 설렘이 있는 축제"로 기획했다. 1부는 21세기꿈나무상 시상식으로 축하와 격려의 장으로 꾸몄다. 1년을 돌아보는 영상으로 식전행사를 시작했다.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6학년 졸업생들의 감사의 연주로 문을 열고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고 1부 끝순서로 재학생들의 축하연주로 마무리했다.
바로 재학생들의 이 연주가 사회자인 나의 목을 메이게 하여 식이 끝난 후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놀림(?)을 받게 했다. 이때부터 졸업생들도 울기 시작하더니 2부 학급별 축제에서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눈물을 보였다.
학급별로 부모님들과 영상을 함께 보며 서로 축하해주고 격려했다. 부모님께 재롱을 떨고 감사 편지를 띄우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한 시간이 지나도 각 교실에서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며 끝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때 나는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었다. 졸업식장이 좁아 미처 입장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졸업식장에 포토존을 만들고 운동장에도 배너 현수막도 설치했다.
모든 행사가 끝날 무렵 많은 졸업생들이 교실로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울고 웃으며 세계와 전국을 누비며 함께 했던 1년의 교육활동이 스치고 지나간다. 한동안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정문을 나가는 졸업생을 지켜보았다. 대한민국을 이끌고 갈 자랑스러운 인재들의 멋진 새 출발을 축하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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