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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한 공무원이 5년간이나 한 학생에게 선행을 베풀어온 사실이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영광읍사무소 주민생활지원계 김선휘(47) 계장은 5년 전 염산면사무소 사회복지 직원으로 근무 당시 고등학교에서 폭력 피해를 당해 쉬고 있던 A(19)군을 처음 만났다.

 

김 계장은 A군이 엄마 없이 바쁜 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란데다 학교생활까지 포기하려던 것을 설득해 학교를 다니게 했다. 또한, 사회복지 지원대상이기도 한 A군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관리해주며 생필품 준비, 시장 봐주기, 용돈관리, 생활비관리 등 집까지 찾아다니며 아버지가 아들을 돌보듯 인연을 맺었다.

 

 한번은 "자립심을 키우도록 내버려 두고 간섭하지 말라"는 A군의 아버지와 "아이를 혼자 두지 말고 똑바로 잘 돌봐야 할 것 아니냐?"는 김 계장은 군청 앞에서 와이셔츠가 찢어지도록 대판 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아버지 항복으로 끝났다.

 

 이후, 보조금 지급 통장도 김 계장이 직접 관리해주며 저축과 동시에 A군이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들의 인연은 5년째 이어왔다.

 

 올 2월, A군은 남들보다 1년 더 걸려 4년간의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김 계장은 A군과 그의 아버지, 다 같이 모인 식사자리에서 그간 관리했던 통장을 돌려줬다. 하지만, A군의 아버지는 1190만 원이 든 통장을 김 계장에게 돌려주며 A군이 군대 갔다 올 때까지 맡아 달라는 부탁까지 했을 정도다.

 

 김 계장은 "혼자 자란 시간이 많은 A군이 남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서툴러 걱정이다, 군대 가기 전에 운전면허라도 따면 도움이 될 텐데"라며 A군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A군 역시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서 때론 형처럼, 때론 아버지처럼 돌봐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머니가 안 계시지만 내겐 아버지가 두 분이라는 마음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동료 직원들은 "사회복지 공무원 근무 당시 지역 학생의 신부전증 수술 추진과 비인가 사회복지시설에 예산지원을 받도록 해 합법화하는 등의 공과가 많다"며 "원리원칙을 잘 따져 한편으론 깐깐해 보이기도 하지만 내면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버지 같은 공무원이다"고 전했다.

 

 김선휘 계장은 지난 91년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근무를 시작 2007년 계장으로 승진, 교사인 부인 서남숙(45)씨와 결혼, 슬하에는 고3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광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광군, #사회복지, #김선휘,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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