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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네르바가 검찰에 긴급 체포되었다. 기사를 확인하다보니 문득 미네르바 신드롬이 일때 술자리에서 입에 단내 나도록 미네르바를 찬양하던 친구들이 떠오른다. 당시 난 전문가 집단도 갈팡질팡하는 국가의 경제를 일개 개인이 지속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미네르바의 예측이 언제까지고 실현될 수 없으며 그 한 사람의 발언에 수많은 사람과 언론이 우르르 들고 일어나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중대한 단서가 따라붙었다. 정부의 경제 부처가 오죽이나 못났고 신뢰할 수 없었으면 일개 개인의 발언에 언론이 들썩이고 가는 곳마다 미네르바 이야기가 판을 치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지금 미네르바 체포 기사를 보며 씁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경제 위기에 경제 운용을 잘못한 당국의 경제 수장 경질 요구에 입다 문 청와대, 끊임 없이 반복된 경제 수장의 가벼운 입놀림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 추락, 오늘 위기였다가 내일 위기가 아니라 말하는 오락가락 대통령, 지키지도 못할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비아냥거리게 만든 지도자들…. 일개 개인에 불과한 미네르바 신드롬은 그들에 의해 일어났기에 더 그렇다.

미네르바는 일개 개인에 불과하다. 개인은 인터넷 상에서 특정인에 대한 인격 모독 만이 허용되지 않을 뿐 지구 멸망을 예측해도 되고 외계인과의 조우를 자랑해도 된다. 일 못하는 정부 부처를 비난해도 되고 내년부터 여자도 군대에 징병된다고 거짓말을 해도 무방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왜곡된 정보를 스스로 걸러낼 기본 소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미네르바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아이러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면 만우절에 긴급 체포될 국민이 수두룩 할 테니까.

오늘날 일개 개인에 불과한 미네르바의 신드롬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한 장본인은 무능한 정부와 관계 당국, 그리고 그 수장일 것이다. 검찰이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미네르바에게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에서 받아들여 진다면 이 얼마나 '웃긴' 일이란 말인가.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일까. 난세에 정부의 거짓과 기만, 그리고 무능으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해 국민 스스로가 영웅을 탄생시킨 현실 앞에 정부는 부끄러워 해야할 것이다.


#미네르바#체포#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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