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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귀향

거미줄 같은 마음에 잡아둔 세월
하늘겨울 가득 가마귀는 홰를 치고
마천령 고갯마루 눈은 참 오래도록
숨죽이며 살았다.

얼음 강물에 꽁꽁얼어
가는 신음마저 힘겨웠던 이별나기.

그래도.......
샛강은 풀어지고 늘어지고
황톳길 봄오름에
흩날리는 여린 꽃사위들
도두밟아 재 넘어온다.

봄의 귀향
꽃에, 바람에, 햇살에, 그리움에 취해
봄이 딛는 걸음따라
다시금 너의 들판에 새싹으로 살아나고 싶다

봄의 귀향 후기

봄이다. 봄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하는 안타까움에도, 텅 빈 쌀독을 긁다 습관처럼 되어버린 한숨에도, 철옹성처럼 견고한 기득권 세력의 근엄함 앞에 주눅든 어깨에도 봄은 다시금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생활을 추스려 재기할 수 있는 의욕을 주고,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준다.

이 봄을 맞고 있는 우리는 길고 긴 겨울터널의 끝 자락을 빠져 나왔다.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았던 정치권의 그 염불 같던 독선과 이기적 사고에 자포자기 할 법도 했건만 우리는 터널 끝 자락에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믿으며 수 십만 개의 촛불 밝혀 추위와 어둠을 헤쳐왔다.

봄은 믿음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봄이 지금의 봄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봄이 찾아올 것을 알듯 우리가 지금 품어보는 희망이 현실로 뿌리 내릴 것이라는 확신은 어디에도 없다.

봄비 촉촉이 내린 따듯한 봄날. 정성스런 파종과 힘겨운 경작의 수고스러움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 싱그러운 4월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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