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고, 이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영국에서 열리는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 헝가리 국빈 방문 등 7박9일의 유럽 순방을 위해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로 향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교황청 공식 방문, G20과 COP26 정상회의 참석 및 헝가리 국빈 방문을 위해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로마, 영국 글래스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을 출발하는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우선 첫 번째 일정으로 29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다. 이곳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및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각각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번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해 온 세계 종교계 지도자와 한반도 평화 증진과 코로나, 기후변화, 빈곤·기아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지혜를 나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30일과 31일 양일간 로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회의로 '사람, 환경, 번영'의 세 가지 대주제로 진행된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국제경제 및 보건', '기후변화 및 환경', '지속가능 발전'의 세 개 정상 세션에 모두 참석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회복과 재건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에 대해 주요국 정상들과 논의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후 영국 글래스고로 이동해 다음달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 전세계 기후위기 대응 위한 역사적 계기 될 것"
이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13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COP26에서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 의장국 프로그램인 '행동과 연대' 세션 발언 등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G20 및 COP26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 6월 G7 정상회의와 9월 유엔 총회 참석에 이어 글로벌 현안에 대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재확인하고, 우리의 국제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26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1월 2일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헝가리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국빈방문을 위해 부다페스트로 이동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자마 '헝가리 선박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공간 건립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
다음날인 11월 3일에는 아데르 대통령 및 오르반 총리와 각각 회담을 갖는다. 이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가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일정 마지막 날인 11월 4일에는 제2차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들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번 헝가리 방문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의 정상 방문"이라며 "비세그라드 그룹은 EU 내에서 두 번째로 큰 교역대상이자 최대 수출시장으로, 이번 방문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에서의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논의 오갈 가능성도
이번 유럽 순방 일정에는 정부 주요 부처 장관들이 동행한다. G20 정상회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교황청 방문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COP25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헝가리에서의 V4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 등을 위해 문승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시 교황의 방북 요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교황님과는 단독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표해 온 교황님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폭넓은 대화를 하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그간 교황님이 북한 방문 의사를 수차례 말씀하신 바 있기 때문에 관련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관련해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인영 장관님도 가시고, 여러 가지 의미있는 제안, 활동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