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1, 2위를 다투는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간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3일에는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의 총리 시절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지적한 데 이어 캠프가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을 허위사실유포로 당 선관위에 신고하는 등 전면전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본주택 등 부동산 공약 발표 후 비대면방식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다'는 대통령 말씀이 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시를 하면 국무총리, 장관이 완결적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게 부처와 총리의 책임인데 안하지 않았냐"며 현 정부 초대 총리로 2년 7개월 동안 부동산 정책을 총괄한 이낙연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재명은... 부동산 정책 실패, '경기북도' 공약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는 정책 하라고 했는데 임대사업 하면서 돈 벌 수 있게 하고. 두번째는, 청와대에서 평생주택 많이 공급하자고 했는데 아직도 안 하고 있다. 또 부동산 감독기구 만들라고 했다. 제대로 만들어서 강력히 단속하고 조사했으면 LH(사태)는 미리 발견하고 정권 타격도 크지 않았을 거다.
결국 이 세 가지에 답이 있었는데 총리 이하 관료들이 이전부터 충분히 못한 거죠. 제가 대통령 말씀을 자꾸 인용하는 건 이 말씀이 맞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지시와 방향은 맞는데 관료들이 이행을 안 하니까 결국 이 사달이 난 것 아닌가. 방향이 실패한 게 아니라 세부정책을 만들어서 집행하는 게 실패했다."
이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경기북도 설치' 공약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했다. 그는 "제가 성남시에서 시장을 8년 했는데, 재정 세수가 많은 분당에서 '왜 우리가 세금 내서 도와주냐'며 독립시를 주장했다"며 "그런데 북부는 산업기반도 약하고 기반시설도 부족하고 GDRP(지역 내 총생산)도 매우 적다"고 했다. 또 "(분도 명분으로) 규제를 드는데 그건 분도가 안 돼서 규제를 갖는 게 아니라 휴전선과 상수원 접한 지역이라서"라며 "분도한다고 해결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분도로) 누가 득을 보냐, 딱 한 쪽만"이라며 "도지사 자리가 생긴다. 정치인들과 고위공무원 일자리가 생기는 게 유일한 혜택"이라고 짚었다. 이어 "분도를 하자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주로 정치인들"이라며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자기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케이스"라고 규정했다. "지금 전국적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등 초광역 도시를 추진하는데 경기도만 쪼개자는 게 납득이 안 된다"는 말도 남겼다.
캠프도... "이낙연 수석대변인, 허위사실 유포"
이재명 캠프도 움직였다. 이들은 3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낙연 후보 측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을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윤리감찰단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오 수석대변인이 논평 등에서 '경기도민 혈세가 (이재명 후보)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로, 차량유지비 등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경기도정과 도민은 뒷전이고 자신의 대선 준비에만 한창이다'라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다.
이재명 캠프는 "이 후보는 개인 일정에 해당하는 부분을 철저하게 공식 도정 일정과 분리하는 등 경선 일정 수행 과정에서 일체의 세금을 사용한 일이 없다"며 "그럼에도 (오 수석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이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선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 수석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하며 "더 이상 경선판을 흐리도록 용납해서는 안 된다. 단호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