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이 '순댓국 영상'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소탈한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5일 쏟아냈다.
기사의 출처는 지난 12월 28일 평소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해온 보수우익 유튜브 채널이 올린 "순댓국집에서 만난 윤석열 검찰총장!(원본)"이란 제목의 영상이다. 영상에는 윤 총장이 한 식당에서 순댓국을 먹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으며 이 자리엔 운전기사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 영상을 올리며 "오늘도 윤석열의 서민적인 모습과 함께 윤석열 힘내라 외쳐봅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유튜브 채널도 해당 영상을 옮기며 "인간미 넘치는 서민 대통령 인간 윤석열"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일부 언론도 <역대급 리더라는 윤석열, 이번엔 비서·기사와 순댓국 먹방>(조선비즈), <운전기사와 순댓국 먹는 윤석열... "서민적·소탈한 일상">(동아일보), <운전기사와 함께 순댓국 먹는 윤석열... 유튜브 영상 화제>(조선일보), <흑석동 순댓국집의 윤석열... 유튜브서 화제 된 21초 영상>(중앙일보) 등 비슷한 취지의 기사를 연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처음 유튜브에 올라온 건 2019년 9월 19일이었다. 최근 이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과는 또 다른 보수우익 성향의 채널이었다. 당시 이 채널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재래시장 순댓국집 방문, 한 달 뒤 검찰총장 임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2019년 6월 즈음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2019년 7월 검찰총장 임명).
더구나 이 당시 해당 영상에 대한 관심과 평가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이 채널 역시 평소 '박근혜 탄핵 무효' 등의 영상을 올리는 곳인데, 당시엔 "서민 흉내"라며 윤 총장을 비난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 또한 최근 올라온 영상에 비해 1/100 수준(6일 오전 10시 기준)이었다.
이 때문에 이 영상을 활용해 '윤석열 띄워주기' 식으로 소비한 일부 언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에 "문제의 동영상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영상이고 '서민 흉내 내더니 검찰총장 되더라'는 조롱으로 박근혜 지지자로 보이는 어떤 이가 유튜브에 올린 것"이라며 "그런데 지난 연말 다른 유튜버가 서민 풍모 윤석열로 변주하여 올렸고 언론이 줄줄이 누가누가 아부를 잘하나 보도 경쟁을 한 것이다. 역겹고 웃프다"라고 썼다.
이어 "검찰총장이든, 경찰청장이든, 장관이든, 국회의원이든, 사장이든, 회장이든 운전기사와 겸상하여 밥 한 끼 먹는 게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며 "이 나라의 기자들은 양반, 상놈 구별하여 차별을 당연시하던 봉건시대에 살고 있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