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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이 '래미안 라클래시'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5000만 원에 육박했지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0대 1을 넘겼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를 찾은 시민들이 "래미안 라클래시"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5000만 원에 육박했지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0대 1을 넘겼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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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머뭇거리는 사이, 서울 집값은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5000만 원을 육박했고, 시세 상승 추이도 꺾이지 않고 있다.

2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2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라클래시는 총 112가구 모집에 1만 2890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만 115.0대 1이었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 원. 평당 5000만 원에 가까운 분양가다. 전용 71㎡의 경우 13억 100만∼14억 5500만원, 전용 84㎡는 15억 5300만∼16억 6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7억 원)의 2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평에 청약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라클래시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며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따라 청약자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평당 5000만 원 육박, "그래도 시세보다 저렴"

27일 분양을 시작한 현대산업개발의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역삼 개나리4차 재건축)도 3.3㎡당 4750만 원을 책정했다. 래미안 라클래시와 같은 분양가다. 부동산업계는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에도 시세 차액을 기대하는 청약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분양가상한제 예고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9월 들어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상승했다. 지난주(20일 기준) 시세 상승률(0.07%)보다 0.0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시세는 0.43%나 오르면서,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불확실해지면서, 재건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114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발표 이후 주춤했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견인하는 모습"이라며 "당초 10월로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와 대상 지역은 여전히 구체적인 모양새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23일 입법 예고가 완료됐다.

분양가상한제, 10월 시행령 개정되지만 당장 시행 안될 듯

국토부는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차질 없이 거쳐 10월 중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행령이 개정된다고 당장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단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 가운데, 선택요건(직전 12개월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5:1을 초과,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중 하나를 충족해야 상한제 시행 대상 지역이 된다.

요건이 충족된 지역은 최종 심사를 거친다.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해당 지역에 대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즉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위한 정량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시행을 미룰 수 있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10월 시행령 개정에 맞춰서) 당장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 시장 상황을 보고 의견 수렴을 한 뒤에, 당정 협의를 거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치하면 또 폭등할 것, 정부 의지 있나"

이렇게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지체될 조짐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급등세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라며 "현 상황을 방치한다면, 또다시 가격 폭등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정부의 목표대로 부동산 가격이 잡히려면, 분양가상한제를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전면 실시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현재로서는 정부나 여당에서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분양가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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